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레오니트 후르비치(90· 미네소타대), 에릭 매스킨(56· 프린스턴대), 로저 마이어슨(56· 시카고대) 등 미국의 경제학 교수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15일(현지시간)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이들 3명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림원은 "이들이 경제학 분야 가운데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기초를 수립했다"며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은 오늘날 경제학과 정치학의 많은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림원은 "후르비치 교수가 창시하고 매스킨과 마이어슨 교수가 발전시킨 이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은 시장경제 이론이 제대로 작동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이란 게임이론을 토대로 애덤 스미스가 도입한 '완전경쟁시장'이라는 비현실적인 개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받아왔다. 이 이론은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때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당초 의도했던 정책 효과가 달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을 깔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현실적인 개념 아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제도가 무엇인지, 어떻게 이를 설계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후르비치 미네소타대학 석좌 교수는 1917년 러시아 모스크바생인 그는 올해 만 90세로 역대 노벨상 수상자중 최고령자 기록을 세웠다. 후르비치 교수는 특정 상황 아래에서 각 행위자들의 선택에 대해 연구하는 '게임이론'과 이를 현실에 응용한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지난 90년에는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올해의 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저서로는 케네스 애로 스탠퍼드대 교수와 공저한 <자원배분과정에 대한 연구>(1978), 데이비드 슈마이들러 등과 공동으로 쓴 <사회적 목표와 사회 조직화>(1987), 마르셀 리히터와 공동 연구한 <수학적 경제학의 진보>(2003) 등이 있다.

미국 태생의 매스킨 프린스턴대 교수와 마이어슨 시카고대 교수는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매스킨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MIT와 케임브리지 대학 등에서 연구활동을 했으며, 경매 제도와 관련해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을 성립한 업적을 인정받았고 경제학 뿐만 아니라 사회학，법학 등 다양한 학문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어슨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두명의 공동 수상자와 마찬가지로 '게임이론'과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 전문가다.

이들 3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총 1천만 스웨덴크로네(미화 1백56만달러)의 상금이 주어지고,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노벨경제학상은 미국 경제학자 37명을 비롯해 영국 경제학자 8명, 노르웨이 학자 3명, 스웨덴 학자 2명 등이 받았으며, 이날 노벨 경제학상 수상을 마지막으로 올해의 노벨상 수상 발표는 모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