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박정희와 김대중 가장 존경"
"광주항쟁때 북한군 개입? 사실무근", "포퓰리즘 정치 안돼"
인요한 위원장은 지난 7월 5일자 <SR타임스>와 장시간 인터뷰를 가졌다. 아마도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자료인듯 싶다. 그가 단지 허울뿐인 혁신위원장은 되지 않을 것임을 감지케 하는 인터뷰였다.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은 박정희와 김대중"
그는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나는 이승만 대통령도 좋아한다. 그러나, 정치인 중 김대중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우선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박정희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렇게까지 일어나게 만든 초석을 닦은 분 아니냐? “ ‘관(官)’을 앞세우지 않고. ‘일’을 앞세워 오늘날 우리 국민을 잘살게 해준 분”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선 "김대중 대통령은 평화로운 정권 교체와 IMF(사태)를 극복한 대통령"이라며 "그보다도 나는 그 분의 정치철학을 지금 정치인들도 배워야만 우리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운좋게 1994년 김대중 대통령을 대통령 되기 전에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분은 자기의 정치 철학이 ‘용서와 화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만델라 대통령이 30년 동안 자신을 감옥에 집어넣은 백인들을 정권을 잡은 후에 용서한 것 같이 자신도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나한테 강조했다"며 "1998년 김 대통령 취임식 때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단상으로 불러 앉혔잖나? 김대중 대통령은 법은 집행하되, 보복은 끝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용서의 정치를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백선엽 장군에 대해선 "백선엽 장군 잘 아시죠? 6·25 때 이 나라를 지켜낸 영웅 아니냐? 그런데 일부 국민들은 일본 사관 학교를 나왔고, 또 일제강점기 장교를 했다고 친일파 군인이라고 깎아내린다"며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장군도 원래는 영국 장교였다. 미국이 영국의 지배받고 있다가 독립한 것 아니냐? 그때 영국 장교를 한 것"이라고 워싱턴의 예를 들었다.
이어 "그렇지만 미국인 누구도 조지 워싱턴을 미국 나라를 세우는 데 공헌한 대통령으로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친영(親英) 장교라고 비난하지 않는다는 말"이라며 "미국인들이 백선엽 장군을 평가하는 기준도 말씀드리면 더 확실한 이해가 될 것 같다. 백선엽 장군이 6.25 발발 전 지리산에서 남로당 빨치산 토벌 대장을 해서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같이 협력한 미국당국의 군사 서류에는 지리산 빨치산 토벌 작전의 작전명을 'operation baek(작전 백)'이라고 명명하여 백 장군의 공로를 높일 뿐이지, 그가 친일한 장군이라고 비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른 예는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헌법을 76번이나 어겼지만 미국을 통일한 것 하나로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대통령 우선순위로 꼽지 않나"라고 링컨 대통령의 예를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도 평범한 인간이고 시민이다. 그가 윤리적으로 용서받지 못할 짓을 하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국민들은 그의 정치적 업적이 크면 그것은 분명히 인정해 주는 풍토가 필요하다. 그런 풍토가 조성되어야만, 정치인들도 잘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내가 보수인지, 진보인지 나도 가끔 판단 안돼"
그는 '보수냐 진보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건 나도 가끔은 판단이 안 된다. 내가 한 행동도 그렇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집안 사업으로 북한에 29번이나 왕래하면서 북한 주민 결핵 퇴치 사업을 했다"며 "우리한테 커다란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필요한 앰뷸런스와 약품을 구입해서 북한 주민들 보건 건강을 위해 가져다줄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대북 결핵퇴치 사업을 거론했다.
이어 "이 일은 북한 정권과 전혀 결탁할 일도 없었다. 전적으로 인도주의적 차원이지 않았나? 그래서 이념적인 문제가 개입될 소지도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나는 광주항쟁 때 진압군의 포위를 뚫고 광주 시내에 가서 외신기자들 통역을 자원봉사 한 적이 있다"며 "순천인 고향인 내가 연대 의대 1학년 때 휴교령이 나서 고향 집에 가 있었다. 그때 광주 전남대와 조선대 학생들이 진압군과 대치하며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는 소문을 듣고, 본능적으로 의대생 입장에서 도울 일이 없을까 해서 광주로 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착 후 상황이, 단지 거기서 외신기자들과 시민군들 사이에 통역만 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에 목적한 의료봉사는 내가 할 입장이 못되었다"며 "다시 개교되어 학교로 돌아오니까 미국대사관, 경찰, 학교 등에서 나의 사상을 불온 분자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미국대사관에서도 사상적으로 의심을 받으니까, 미국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까지 하는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순수한 애국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용단을 내렸다. 그 당시 대학생들은 1학년 때 군사교육 과정의 하나로 육군 행정학교에 한 달 동안 입소해서 군사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았다"며 "흔히들 우리 세대는 다 알고 있는 ‘문무대 입소’라는 것이다. 당연히 외국 학생들은 입소할 의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체제 순응자(?)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자원해서 입소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련의 살아오는 과정의 나의 행보를 보면서, 내 스스로는 사상적으로 쉽게 말해서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며 나름대로 균형 있게 역사를 보고 살려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신앙에 기초하여 옳은 일에 대해서는 옳다고 하고, 불의한 일은 어떤 식으로든지 작은 저항이라도 하고 산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항쟁때 북한군 개입? 사실무근"
그는 국민의힘을 포함해 일부 극우인사가 광주항쟁때 '북한군 개입' 주장을 펴는 데 대해선 "나는 단정한다. 사실무근"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서 "이런 얘기를 자꾸 하면 할수록 우파 진영 사람들을 불리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그 당시 시민군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두 가지 섭섭함을 토로했다. 하나는, 북한군과 싸워야 할 국군이 시민군을 향해 총을 쏘는 것과, 두 번째는 자기들은 아침마다 반공 구호를 외치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데도 빨갱이로 매도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직접 목격하고 들었지 않나? 광주 시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리고, 그 우파 인사(?)가 말하고 있는 참여했다는 인민군은 그 당시에 전부 16세 정도이기 때문에 따져보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이 문제에 대해 이분이 응한다면 언제든지 언론 앞에 공개토론 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고집 센 DNA 없었다면 중국의 속국 됐을 수도"
그는 7월 인터뷰 당시 뜨거운 쟁점이었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염수 방류에 대해 "문제에 대해 나는 정치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왈가불가하고 싶지 않다"면서 "내가 의사니까, 모르는 분에 비해서는 과학적 판단이 조금 더 있을 것 아니냐? 그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세상 이치를 상대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엄격한 실사와 관리·감독하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먼저 IAEA는 1957년에 창설된 국제적인 원자력 기구다. 이 기구는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와 집행을 하는 최고의 권위가 공인된 국제기구다. 또 원자력과 관련된 세계의 모든 국가가 다 가입되어 있다. 그러므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도 IAEA 검사 결과에 따라야 한다. 그게 문명국인 한국국민의 자세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구(舊)소련부터 러시아가 원자력 실험 후 유출수가 우리 동해에 흘러 들어오지 않았다고 장담이 가능한가? 또, 남태평양에서 미국과 프랑스가 핵실험을 한 것은 수도 헤아릴 수 없다고 하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덧붙여, 중국의 핵발전소는 중국영토지만 우리 서해 쪽으로 다 건설되어 있다고 들었다. 만약에 중국이 핵 오염수를 방류한다면 우리 서해가 가장 직접적인 피해 권역 아닐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영호남 지역감정에 대해선 "전에는 노골적으로 경상도 대(對) 전라도 사람들이 드러내놓고 대립하는 분위기였다. 나 자신도 어릴 때는 경상도 사람들이 일본 사람보다 조금 덜 나쁜 사람들로 알고 자랐으니까"라며 "하지만, 지금은 사회의 네트워크가 발달했기도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이런 부분이 엷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점점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나는 집안 형제들과 1997년 유진벨 재단을 설립해서 북한 주민들의 결핵 퇴치를 위해 인도주의적인 사업을 했다. 나도 북한을 29번 다녀왔다. 그때 북한 사람들 하고 협상을 수시로 할 수밖에 없었다. 참 강하더라"며 "그 과정에서 나는 우리나라 지방색에 대해 다시 생각할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북한 사람들이 강해서 불편했지만, 고구려 후손 격인 북한 사람들이 뼛속 깊이 간직한 고집 센 유전자(DNA)가 우리나라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 긍정적인 부분도 생각하게 되었다.역사적으로 을지문덕, 연개소문으로 대표되는 고구려 장군들과 그 당시 고구려 주민들이 없었다면, 당시에 당나라로부터 침략당해 패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 역사가 없었다면, 현재는 우리나라가 중국의 속국도 되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영·호남이 대립하는 지방색 타파를 위해서는 지방색을 가진 주민들이 진심으로 상호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리병원 허용해 의료도 K산업의 한 장르로 자리잡아야"
그는 자신이 재직중인 의료계 핵심과제에 대해선 "의료산업화와 의료글로벌화에 정부 정책이 빨리 나서기를 바란다"며 "철강, 반도체, 조선산업만이 국민소득을 세계 5위권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아니다.우리나라 의료인들의 기술집약 능력은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외국인들의 진료는 해마다 한국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내가 있는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진료가 매년 9만 명 정도다. 그리고 세브란스병원 로봇 수술 회수가 거의 4만 회가 되어 간다"며 "한 단위 병원이 이 정도면 전체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실 거다. 이제는 병원을 제도적으로 영리 병원 등을 허용해 외국인 환자 진료 수요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내 의료진의 수준과 장비는 이미 다 준비되어 있다고 말씀드린다. 정책 전환으로 빨리 부응해서 의료도 외국인 환자들을 끌어들이는 K-산업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의료진에 대해선 "일 년에 소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정원이 약 4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이 가운데 4천명은 의대에 가고, 또 서울대와 연대 의대에 갈 수 있는 인원은 약 400명으로 볼 수 있다"며 "제 경험으로는 이 세대에서 이렇게 지적 능력(I.Q)이 뛰어난 인물들의 많은 수가 남을 배려하는 능력과, 단체생활에서는 위, 아래를 조화시키는 감성지수(E.Q)가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지식은 뛰어나지만, 지혜가 떨어지면 상대방과는 갈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거기에 도덕성까지 없으면 사회구성원끼리는 단절될 수밖에 없으며, 사회가 공감의 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이기적이고 무미건조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며 공동체 의식과 도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포퓰리즘 정치 해선 안돼"
그는 정치에 대해선 "제가 잘 알고 할 수 있는 것을 제도권에서 해 달라고 하면, 정권의 정체성을 떠나 당연한 국민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내가 이런 순수한 마음으로 앞에서 말한 박근혜 정부 일을 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가혹한 시련을 겪기도 했다. 뭐, 공정거래위원회에 불려 다니면서 닦달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나는 정치를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치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또, 직업 중에는 정치인, 배우, 목사가 제일 어려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본인들이 아무리 잘해도 인기에 따라 능력이 인정되는 직업이니까. 그래서 정치를 올바르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바른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때로는 여론에 역행해서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인기만을 위한 포플리즘 정치를 하면 국가와 민족을 망하게 하거나 해악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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