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의 전략기획통이었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31일 "국민 대다수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만나는 사람마다 정권교체가 가능하겠냐는 걱정을 참으로 많이 한다"고 이명박-박근혜 진영의 격한 공방에 대해 우려한 뒤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대충 선거를 치르려 하지 말라"고 양 후보진영을 질타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선거라는 것은 낙관을 하면 진다. DJ가 왜 끊임없이 양자구도를 주장하겠나? 양자구도로 가면 양 사이의 격차는 급격하게 좁혀진다는 게 선거의 기본원리이기 때문"이라며 "경선만 끝나면 정권교체는 무난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최근 내부 검증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그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대충 선거를 치르려 하지 말아야한다. 감으로 하지 말라는 소리다. 선거는 통계적인 데이터로 접근하는 과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 공작정치분쇄 범국민투쟁위원회(위원장 안상수)가 설훈 전 의원이 손학규 캠프 상황실장으로 내정된 데 따라 오는 8월 2일 개최하는 '공작정치 피해사례 청취 및 대응방안' 간담회에 초청된 사실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 정계 복귀가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 "제가 한나라당에서 향후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측은 안해도 좋다"며 "전혀 그럴 의사가 없고 이미 당에서 멀찌기 떨어져 보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손학규라는 사람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정도 정치를 하겠다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나가지 않았나?"라며 "그랬던 사람이 설훈이라는 사람을 영입해 쓰겠다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되나?"라고 이번 초청 간담회는 설훈 전 의원과 손 전 지사 비판에 국한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이를 정권차원의 공작 시도라고 주장하는데 대해서도 "난 요즘 신문도 제목만 보는 편이다. 한나라당 내부 사정을 잘 모를 뿐더러 관심도 없다"며 "두 후보에 제기되는 문제 또한 그 내용과 진실여부에 대해 잘 모른다. 따라서 여권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 아니다를 판단하기 힘들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2002년 4월 당시 설훈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회창 후보의 측근 윤여준 의원이 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에게서 20만 달러를 받았다.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도 있다"고 폭로,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치명상을 입혔다. 그러나 설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허위사실이라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었다.
다음은 윤여준 전 장관과의 전화인터뷰 전문.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31일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대충 선거를 치르려 하지 말라"고 이명박-박근혜 후보진영을 질타했다. ⓒ 연합뉴스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이번 초청 간담회 배경을 설명하자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하 윤여준) 손학규라는 사람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정도 정치를 하겠다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나가지 않았나? 그랬던 사람이 설훈이라는 사람을 영입해 쓰겠다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되나? 그러면서 어떻게 손학규 전 지사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큰 소리 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제가 한나라당에서 향후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측은 안해도 좋다. 전혀 그럴 의사가 없고 이미 당에서 멀찌기 떨어져 보는 사람이다. 다만 설훈 전 의원을 손 전 지사에서 영입했다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만 내가 당시의 이야기를 하려하는 것 뿐이다.
뷰스 그러나 공교롭게도 초청한 쪽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공작정치분쇄투쟁위다. 투쟁위는 노 정권이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에 대한 정치공작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윤여준 글쎄, 난 요즘 신문도 제목만 보는 편이다. 한나라당 내부 사정을 잘 모를 뿐더러 관심도 없다. 두 후보에 제기되는 문제 또한 그 내용과 진실여부에 대해 잘 모른다. 따라서 여권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 아니다를 판단하기 힘들다.
다만 누가 하든, 어떤 목적으로 하든 공작적 성격의 정치는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는 민주정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정원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자료가 유출됐다고 하는데 사실 그 진실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뷰스 한나라당의 정권교체 가능하겠나?
윤여준 만나는 사람마다 참으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을 듣는다. 국민 대다수는 노 정권이 망쳐놓은 걱정에 신물이 나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만나는 사람마다 이대로 가서 정권교체가 가능하겠냐는 걱정을 참으로 많이 한다. 이렇게 서로 네거티브를 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는데 어떻게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지 참으로 많은 걱정을 한다.
선거라는 것은 낙관을 하면 진다. DJ가 왜 끊임없이 양자구도를 주장하겠나? 양자구도로 가면 양 사이의 격차는 급격하게 좁혀진다는 게 선거의 기본원리이기 때문이다. 경선만 끝나면 정권교체는 무난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져 놓고서도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나?
뷰스 한나라당 일부 인사들은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도 쉽지 않을 것이라 했는데?
윤여준 노무현 후보 때는 쉽게 되리라 봤나? 상황을 자꾸 낙관적으로, 자의적으로 생각하면 선거는 어려워진다.
뷰스 박근혜 선대위의 홍사덕 위원장은 경선 후 윤 전 의원의 역할론도 기대하던데.
윤여준 그건 홍 위원장 개인 생각일 뿐이다. 나는 경선 전이나 후나 한나라당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없다. 이번 의원간담회는 설훈 전 의원의 공작 정치 실체를 이야기 해 달라 해서 못 갈 이유가 없다해서 가는 거다. 내가 또 설훈 전 의원의 피해자 이기도 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만 말 할 생각이다. 다른 뜻은 전혀없다.
뷰스 한나라당의 정권 교체의 걸림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윤여준 국민들이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그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대충 선거를 치르려 하지 말아야한다. 감으로 하지 말라는 소리다. 선거는 통계적인 데이터로 접근하는 과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