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우리 국민에 총격 가하고 시신 태우는 만행"

'월북 시도' 여부는 밝히지 않아. '늑장 발표' 놓고 야당 의혹 제기

2020-09-24 11: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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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24일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발표한 '서해 우리국민 실종사건 관련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북한 행위를 '만행'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안 본부장은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아울러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군은 그러나 북한에 의해 총격을 받고 화장을 당한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47)씨가 월북을 시도한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 기자들에게 "(실종 다음날인) 22일 오후 3시 40분께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이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1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탑승한 기진맥진한 실종자를 최초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북측 선박에 탄 사람이 방독면을 착용한 상태에서 선박으로부터 실종자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월북 진술을 들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같은 날) 북한군 단속정이 상부 지시로 실종자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며, 방독면을 착용하고 방화복을 입은 군인이 시신에 접근해 기름을 뿌려 불태운 정황이 포착됐다"며, 시신을 불에 태운 시간을 22일 오후 10시 전후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23일 오후 4시 45분께 유엔사를 통해 북측에 대북 전통문을 통해 실종 사실 통보하고 이에 관련한 답변을 요구했으나, 이날 현재까지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돼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이 해경에 신고했으나, 군 당국은 이런 사실을 실종 이틀 만인 23일 오후 언론에 처음 공개하며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군 발표대로 북한이 우리 공무원이 살아있는 채 발견됐음에도 구조를 하지 않고 해상에서 심문후 상부지시로 사격해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운 것이 사실일 경우 북한 정권의 잔혹성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남북관계는 더없이 급랭할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상황하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유엔 총회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주장, 벌써부터 국민의힘 등 야당들의 총공세가 전개되는 등 정부여당에게도 또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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