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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결의안, '돈'과 '양심'간 전쟁

아베, 위안부결의안 저지 위해 3백억달러어치 무기 구입

오는 26일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미국방문을 앞두고 한인단체 등이 항의광고를 내고 항의시위를 조직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서 아베 총리는 방미때 미국 무기를 대량 구매하는 등 돈으로 미하원의 위안부결의안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양심'과 '돈'의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인단체들, 항의 신문광고-집회 추진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인유권자센터(소장 김동석)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현재 위안부 결의안에 지지 서명을 한 의원이 90명으로 늘었다. 특히 조승희의 버지니아공대 참사에도 불구하고 사건후 열흘 사이에 서명의원 숫자가 12명 늘어나 위안부 결의안 채택 전망을 한층 밝게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는 광고를 미국 주요 일간지에 내기 위해 성금을 모아온 한인단체 등은 26일 아베 총리의 방미에 맞춰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전면 광고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또한 26일 아베의 방미에 맞춰 백악관 앞에서 항의 집회도 가질 예정이다. 항의 집회에는 지난 2월 미 하원 청문회에서 일제의 만행을 폭로했던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 등도 참가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월 미하원 청문회에서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 ⓒ연합뉴스


아베 거듭 사과하며 미국 무기 대량구입 추진

아베 총리는 24일 CNN과 총리 관저에서 행한 인터뷰에서 미하원에서 추진중인 위안부 결의안과 관련, "피해자들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여사도 "나 자신도 여성으로서 피해자의 고통을 느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23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27일 미-일 정상회담후 예정돼 있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때 위안부에 대한 "동정"과 "사죄"를 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베는 이처럼 미하원의 위안부결의안을 저지하기 위한 여론 조성 작업을 하는 동시에, 3백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미국무기를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는 물량공세를 병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워싱턴 타임스>는 “일본이 3백억달러 규모의 F-22 전투기 구매를 희망하고 있으며 27일 부시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에 열릴 미·일 정상회담 의제로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이 F-22기를 일본에 판매하려면 1998년 F-22기의 대외판매를 금지한 미국 법령을 개정해야 하나, 무역적자로 시달리고 있는 미국이 이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작전반경이 2천km에 달하는 최첨단 F-22가 일본에 판매될 경우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 해안부까지도 일본의 군사작전 영역에 들어가면서 동북아의 군사역학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며 군비확장 경쟁이 가속화하는 등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자민당은 앞서 미하원 위안부결의안을 저지하기 위해 극우성향 의원들을 대거 미국에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의원들이 전면에 나설 경우 미국을 자극해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일본정부의 지적으로 이를 철회했다.

아베의 '립서비스'와 3백억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앞세워 위안부결의안을 막겠다는 게 일본의 속내여서, 과연 미국 의회가 어떤 결정을 할 지 주목된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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