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6일째’ 이재명 "밥그릇 뺏으려다 본인 보따리 뺏길 수도"
<현장 인터뷰> 단식 농성장에 격려 시민들 쇄도
6살 딸아이의 손을 잡고 농성장을 찾은 한 시민은 “힘내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한 대학생은 “응원합니다”라며 두 주먹을 쥐어 보이기도 했다. 농성장 천막 뒤편 도로에서도 신호 대기 중인 시민이 차 문을 내리고 “이재명 파이팅”을 외쳤다.
이 시장은 단정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았다. 그러나 군데군데 덥수룩하게 자란 흰 턱수염과 퀭한 얼굴에 쇠한 기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 시장의 보좌진은 그가 밤 10시께 잠을 청하지만 도로 소음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고 염려했다.
이 시장은 간혹 방문객과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방문이 잇따르면 체력이 부치는지 입술을 꾹 다물고 경청하며 고개만 끄덕였다.
그는 시민들의 방문이 잦아들 때면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만졌다. 독서대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꽂혀있었다. 그는 세월호 팔찌를 낀 손으로 컵에 물을 따라 입을 자주 축였다.
이 시장이 앉은 오른편에는 시민들의 응원 포스트잇이 가득 붙어 있었다.
응원의 포스트잇은 천막 밖에도 가득했다. 시민들은 “지방자치 끝까지 수호합니다. 힘내세요 시장님”, “타협과 존중을 모르는 자들은 민주주의의 적입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등의 글을 적었다.
이 시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지금도 돈을 뺏어서 교육 자치를 죽이고 교과서 국정화를 해서 국민 의식을 획일화 하고, 지방자치단체 돈을 뺏어 자기 통제하에 둔다”며 “마지막 남아 있는 이것까지 뺏어서 완벽하게 지방자치를 없애고 중앙의 목소리, 중앙의 지배가 지방에까지 이르는 관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는 그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며 강도높게 박근혜 대통령을 질타했다.
그는 이어 “본인이 불행해지는 길이다. 이번 정권이 더 불행해지는 길”이라며 “밥그릇을 뺏는 게 아니라 본인들 보따리를 뺏길 수 있다. 아무도 득이 되는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든 정권이든 국민 모두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위해 합리적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너 죽이고 나 살자 하면 자신은 안 죽을 줄 아나. 자기도 죽는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반동과 반작용, 세상의 이치란 그런 것”이라며 “다 자기 몫이 있는 건데 그 몫을 넘어 침범하고 폭력적인 국가 운영을 해도 괜찮다? 안 괜찮다. 반드시 과도했던 만큼 반작용이 있게 되어 있다. 그게 평범한 세상의 진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밥을 먹어서만 힘이 나는 게 아니고 국민의 지지와 관심, 이런 것들이 늘어나서 세상이 바뀐다면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니 희망을 먹는 게 맞다”며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지방자치가 제자리로 갈 수 있다면 그게 곧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회에서 (입법적 해결을) 하기만 한다면 저로서야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을 설득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게 (단식의) 주 목적”이라며 국회에 적극적 입법 노력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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