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손학규, <동아일보> '수구보수성' 질타

<동아>의 인신공격성 사설 강력성토, <동아> 대응 주목돼

'햇별정책 승계' 입장을 밝힌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 <동아일보>가 사설을 통해 맹비난한 데 대해 손 전지사가 12일 직접 <동아일보>의 이름를 거명하며 <동아일보>의 '수구보수성'을 질타했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가 보수 메이저신문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수구보수성을 질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일각에서는 <동아일보>와 손 전지사간 전면전을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손학규 "<동아일보> 상당히 유감스럽다"

손 전지사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지난 10일자 '손학규씨 변신하나'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사설과 관련, "<동아일보>에서 어제 그저께 토요일 날 사설에서 제목이 ‘손학규씨 변신하나’ ‘소신이 바뀐 것인지 정치적 계산탓인지 혼란스럽다’ 이런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동아일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손 전지사는 이어 "나는 소신을 바꾼 것이 아니라 내가 야당의 입장에 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해 있을 때도 햇볕정책, 대북포용정책에 대해서 일관성 있게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며 "그리고 내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대북 벼농사 협력사업, 북한에 가서 벼를 심어주고 해서 경제 뿌리를 튼튼히 해주자, 그것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길이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해야지 그것이 앞으로 남북통일의 장기적인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이다', 이런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를 해왔다"며 <동아일보>의 '변신' 비난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손 전지사는 자신의 '햇볕정책 승계'를 비난하는 <동아일보>와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을 '수구보수'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북핵실험후 상호주의에 입각해 북한에 대한 강력대응을 주문하지 않았냐'는 사회자 질문에 대해 "우리가 햇볕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원칙을 갖고 해야 되는데 그 원칙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개혁과 개방"이라며 "그 원칙 속에서 개혁과 개방을 끌어내는 데 있어서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데 어떻게 똑같이 나가겠냐. 그런 면에서 상호주의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재차 <동아일보>와 당내 일각 보수인사들에게 돌려 "과연 지금 아까 <동아일보>에서 얘기한 상호주의라든지, 지금 한나라당 내에서 소위 수구적인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분들이 얘기하는 상호주의, 그것은 한마디로 북한에 대해서 포용보다는 봉쇄를 하고 북한을 고립화시키고 그러자고 하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지적하며 <동아일보> 주장을 '수구보수'로 규정했다.

그는 "(반면에) 우리는 북한을 끊임없이 국제사회로 끌어내고 북한 사회를 개방할 수 있는 그런 경제적인 지원을 해나가자, 경제적인 교류협력을 통해서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도 보완해나가자, 이것이 내 입장"이라며, 수구보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자신의 대북관을 거듭 강조했다.

<동아일보>를 수구보수로 규정하며 질타한 손학규 전경기지사. ⓒ연합뉴스


<동아일보>, 10일자 사설에서 인신공격성 비난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 전지사의 이같은 <동아일보> 비난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보수 메이저신문들과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밀월'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전지사가 이렇듯 작심하고 <동아일보>를 '수구보수 세력'으로 규정하고 나선 것은 문제가 된 지난 10일자 <동아일보> 사설이 노선 비판의 차원을 넘어서 인신공격성을 띄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동아일보>는 10일 손 전지사를 '손학규씨'라고 낮춰 부르며 "최근 들어 손 씨는 당과 다른 주자들에 대해 날선 비판을 거듭하고 있다. 여론의 지지도가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하려는 안간힘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라고 손 전지사 주장을 지지율 끌어올리기로 폄하한 뒤, "하지만 아무리 다급해도 대북 문제에 그런 식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고 비난했었다.

사설은 또한 "이명박, 박근혜 씨의 ‘7% 성장’ 등 경제공약에 대해 손 씨가 '국민 기만' 운운한 것도 지나치다"며 "그동안의 저성장은 이 정권이 집요하게 경제논리를 거부하며 국민에게서 ‘경제 하려는 의욕’을 빼앗아 간 탓이 크다. 정말 거국적으로 다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리더십만 등장한다면 7%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경쟁자들의 공약이라고 폄훼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일부 보수언론들조차 비판적 시각을 보인 '7% 성장' 공약에 대한 손 전지사의 비판까지도 문제삼고 나선 것.

사설은 "지금 여권 일각에서 손 씨에게 영입 손짓을 하고 있다"며 "그의 최근 행보는 ‘정치적 변신’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것인가. 정치는 생물과 같다고 했으니 지켜볼 일"이라는 정치음모론적 비난으로 글을 끝맺었다.

정가 일각에서는 손 전지사의 이번 공개비판에 <동아일보>가 침묵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 손 전지사와 <동아일보>간에 일대 전면전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