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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소장파 '수요모임', 줄서기로 결국 해체

공동의 가치없이 '젊은 이미지'로만 결합, 한계 노정

한나라당내 소장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대표 남경필)’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각 대선주자의 캠프진영에 속속 합류하고, 각 캠프로 줄서기에 나서면서 사실상 창립 3년만에 해체를 맞게 됐다.

회원들 뿔뿔이 흩어져 각 대선캠프에 합류

수요모임 대표 남경필 의원측 관계자는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속 의원들이 대선주자로 나서거나 각 대선 예비주자들을 위해 뛰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치적 결사체라는 설립 의미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동안 대표를 맡아온 남 의원이 지난주 수요모임에서 의견을 모은 데 이어 당시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면담해 회원들의 의중을 확인했으며, 다음주 수요일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한 뒤 해체 여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도 앞서 “지난주 가진 수요모임 비공개회의에서 소속 의원들이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캠프에서 활동하며 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못 하는 상황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었다"며 "수요모임은 곧 해체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본다”고 해체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7월 한나라당 초재선 의원 20명이 개혁적 보수의 기치를 걸고 만든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수요모임은 정치력의 한계를 노출하며 사실상 해체선언만을 앞둔 상황이다.

수요모임이 결국 대선국면을 맞아 회원들의 잇딴 줄서기로 해체될 전망이다. 원희룡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을 듣고 있는 수요모임 회원들. ⓒ연합뉴스


공동의 가치없이 '젊은 이미지'로만 결합

수요모임이 불과 3년만의 활동끝에 사실상 해체상황을 맞게 된 것은 회원 멤버인 원희룡 의원이 경선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검증을 담당할 ‘2007년 국민승리 위원회’에 5명의 예비대선주자 중 3명의 대리인으로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등 회원들의 대선주자 줄서기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수요모임의 대표를 역임했던 박형준(초선·부산 수영) 의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리인으로, 정문헌(초선·강원 속초 고성 양양) 의원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 대리인으로, 김명주(초선·경남 통영 고성) 의원은 원희룡(재선·서울 양천갑) 전 최고위원의 대리인으로 각각 선정됐다.

이밖에 독자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최고위원과 수요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3선·경기 수원 팔달) 의원, 정문헌·김명주 의원 등을 제외하고는 정병국(재선·경기 가평 양평), 김희정(초선·부산 연제), 박승환(초선·부산 금정), 이성권(초선·부산 진을), 진수희(초선·비례대표) 의원 등 대부분 회원들이 이 전 시장 캠프에 합류했다.

이 가운데 진수희, 이성권 의원은 이명박 전 시장 캠프의 공보특보단으로, 주호영(초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비서실장으로 내정됐고, 한선교(초선·경기 용인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을 맡는 등 각 캠프내 핵심직책을 맡고 있다.

한 당내 인사는 “보수적인 한나라당에 변화와 개혁을 가져오겠다며 목소리를 냈지만 대안이나 공통의 가치지향 없이 젊은 이미지로만 당을 바꾸려는 한계가 노출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다른 당내 인사도 “수요모임이 대선 정국의 주요 고비마다 목소리를 내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데 너무 쉽게 분위기에 휩쓸려 해산하는 것 아니냐”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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