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한나라당 의원(47)이 9일 국회 정치 대정부 질문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질문 순서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대정부질문을 하지 않은 데 대해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한나라당 지도부가 공식사과하고 나섰다.
김형오 "이런 일이 앞으로 없어야 하고 없도록 하겠다"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10일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어제 대정부 질문 정치분야에서 한나라당에서 질문자 순서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질문자가 한명 빠지고 줄어들었다.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은 앞으로 없어야 하고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선 의원이 야기한 파문에 대해 대신 대국민 사과를 하는 동시에, 김 의원 일탈 행위에 대해 질타를 한 셈이다.
3선인 김영선 의원은 전날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에 이어 두 번째,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첫 번째로 질의하는 것으로 알고 원고를 준비했는데 원내대표단이 8일 오후 자신에 대해 사전 양해 없이 질의 순서를 같은 당 김학원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바꿨다는 이유로 대정부 질의에 불참해 타당들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눈총을 샀다.
질의 순서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대정부질의를 안해 물의를 빚고 있는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열린우리당 "국회사상 초유의 웃지못할 코미디"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 사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 또다시 김영선의원의 행태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이 같은 당 소속 김학원 의원과의 순서다툼 끝에 대정부질문을 포기하는 국회사상 초유의 웃지못할 코미디를 연출했다"며 "어린이집 학예발표회에서도 없는 일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생긴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유 부대변인은 "국회의 권위와 국회의원의 본분이 발언순서 가치만도 못한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입신과 매명을 위한 생떼와 투정 속에 국민의 권리는 맨 뒷전으로 밀렸다"고 질타했다.
유 부대변인은 "명색이 3선 국회의원이며 한나라당의 대표를 역임한 분이 어린애 투정꺼리보다 못한 이유로 대정부질문에 불참한 것도 상식 밖의 일"이라고 재차 김 의원을 질타한 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이미 하루 전부터 순서조정에 난항을 겪는다는 풍문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한나라당내 ‘멸공봉사(滅公奉私)’의 무질서한 속사정 또한 가관"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는 "김영선 의원과 한나라당은 국민을 무시한 무책임하고 오만한 태도에 대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김 의원 등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