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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설립 1년만에 '해체' 압력 직면

야당 재경위원들 "방만경영, 부실경영...즉각 해체해야"

동북아 금융허브 조성을 명분으로 재정경제부가 한국은행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립을 강행한 한국투자공사(KIC)가 설립 1년여 만에 해체 압박을 받고 있다.

2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한국투자공사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및 민주노동당은 이구동성으로 지난해 1월 설립한 KIC의 즉각 해체를 주장했다.

심상정 "무능한 데다가 부패 의혹도"

심상정 민노당 의원은 "현재의 CIO 구안 옹은 1998년-2006년 푸르덴셜에서의 자산운용 경력이 전부인데, 그나마 국제투자사업부문의 경력은 1개월 밖에 안 된다. 더구나 GIC(싱가포르투자청)에 두 번이나 입사지원을 냈다 탈락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직원 가운데 분야별 투자전문직원은 1~2명 정도이고 운영위원 중에도 국제금융시장 실무경험자가 거의 없는 등 도저히 국민의 세금을 국제금융시장에 투자해 이윤을 남길 경험과 능력이 없다"고 KIC의 전문성 부족을 질타했다.

심 의원은 또 "KIC는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CIO 구안 옹에게 시장연봉의 3~4배인 160만불의 연봉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에, 해외이주관련 홈리브비용에 직계가족 이외 부모, 장인장모 비용까지 포함했는가 하면, 심지어 허리가 좋지 않아 골프를 치지 못하는데도 골프관련 비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며 방만한 경영을 문제삼았다.

심 의원은 또 "이강원 KIC 초대 사장의 외환은행행장 당시의 비서실장을 상무로, 리스크관리부 차장이 KIC 리스크관리팀 부장으로, 이 사장의 친인척을 경영기획팀 차장으로 앉히는 등 개인인맥을 심어 조직을 주물러왔다는 의혹도 무성하다"며 "또한 일부 운영위원의 경우 미국에서 열린 운영위 참석 비용이 하루 1천만원에 달하였고, 또 다른 운영위원은 경쟁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심의원은 “한국투자공사는 설립 1년만에 준비부족, 능력부족, 도덕적 해이, 이면계약 의혹, 견제 사각지대 등 모든 우려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국민자산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버렸다”며 “지난 1년간의 도덕적 해이는 감사원 감사로, 불법행위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결론적으로 “한국투자공사를 폐지하고 한국은행이 외화자산 운용능력을 보강해서 한국투자공사의 업무를 대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이헌재가 주장했던 설립 근거 모두 소멸돼"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은 "KIC는 설립의 당위성이 없을 뿐 아니라 비효율적 구조를 극복할 방법이 없으므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윤 의원은 "KDI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연구기관이 내년도 경상수지 적자를 예상하고 있고, 다다익선 식의 외환보유고 축적으로 인해 외평기금과 한국은행의 적자 문제와 국가채무 급증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이헌재 당시 부총리의 KIC 설립 전제는 잘못된 미래 예측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그 효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2004년 9월 관련법안 제출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국회 재경위에 출석 ▲아시아 4국이 무역흑자를 내고 미국이 무역적자가 나는 국제적 거래패턴이 상당기간 계속된다 ▲외국 투자성향 등으로 보아 우리나라 필요 외환보유고가 1천5백억불라야 한다 ▲남북관계 등의 불안정으로 외환보유고를 더욱 늘려야 한다 등의 논리를 앞세워 KIC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한구 "적자에도 방만 경영"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와 한국은행, 기금 등으로부터 자산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그 수수료를 주요 수입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KIC의 2005년도 투자금액은 0원으로 19억6천5백만원의 당기순손실액을 기록했는데 올 1월, 임직원 15명에 대한 2005년도 성과급으로 1억3천6백만원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 자료에 따르면 KIC는 국내 최고수준으로 평가되는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사무실을 마련 매월 임차료로 1억5백92만원을 지불하고, 외국인인 투자운용본부장 사택 임차료로 3억7천8백원을 선 지급하고, 임원 1인 평균 7억7천만원, 직원 1인 평균 7천3백만원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한구 의원은 또 "KIC의 연도별 투자계획을 보면 현재까지 위탁계약을 체결한 총 2백억불 가운데 2006년 4/4분기까지 5%(10억불), 2007년 4/4분기까지는 80%(1백60억불) 정도를 글로벌 채권과 주식에 간접투자형식으로 투자하고 간접투자가 안정화되는 2008년에 나머지 20%(40억불)을 직접투자로 전환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한국은행의 자산운영방식과 비교할 때 KIC가 위탁받은 자산을 재위탁 하는 식의 투자는 수익성 면에서 효율성에 의문이 간다"며 "한국은행에 외화자산운영을 맡기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엄호성 한나라당 의원은 "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위원에게 일반인 한 달 월급수준인 2백만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KIC는 그동안 총 14회의 회의를 하면서 1억1천8백만원을 참석수당으로 지급하고, 식비 등 부대회의경비로 2천4백18만원을 지급했다. 한 번 회의를 할 때마다 수당으로 8백40여만원을 쓰고, 부대경비로 1백72여만원을 쓴 것이다.

수익이 없는 KIC의 고액 연봉은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 문제의 핵심인물로 검찰수사와 국회 출석 등에 시달리다 지난 7월 14일 사임한 이강원 초대 사장 급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 전 사장은 1년 14일 근무중 급여로 3억2천5백만원을 받고, 6천4백76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쓰고, 2천7백만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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