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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카지노 '세븐 럭' 의혹 표면화

노웅래-지병문 등 여당 의원들 잇따라 의혹 제기

한국관광공사(사장 김종민)가 지난해 9월 설립한 카지노 관련 자회사 '(주)그랜드코리아레저(GKL)'(사장 박정삼)에 대한 의혹이 국회에서 속속 제기되며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2004년 9월3일, 정동채 당시 문광부장관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통한 관광산업 육성 및 관광수지 개선, 카지노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명분으로 서울 2곳과 부산 1곳 등 모두 3곳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추가로 허가한다고 발표한 뒤 신규 카지노 3곳 설립권을 모두 문광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에게 줬다. 한국관광공사는 그랜드코리아레저라는 자회사를 만든 뒤 서울 강남 코엑스와 서울역앞 힐튼호텔, 부산 롯데호텔에 '세븐 럭(Seven Luck)'이라는 카지노 세곳을 올 들어 잇따라 개관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로는 언론인 출신으로 참여정부 출범후 국가정보원 국내담당 2차장을 지낸 박정삼씨를 앉혔다.

노웅래 “한국관광공사, 경쟁업체 고객 빼가며 카지노 사업 뛰어들어”

24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열린우리당 의원이 한국관광공사 국정감사에 앞서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카지노 사업권 획득을 위해 VIP 마케팅 계획을 고의적으로 숨기고, 자회사인 GKL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의결 절차 없이 사장 내부결제를 통해 도쿄지사, 북경지사, 나고야지사, 오사카 지사 등 5개 해외사무소를 개설했다.

GKL가 2005년 9월 작성한 대외비 문건 '카지노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일반 관광객(배팅액이 몇 십만원대인 소액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매출은 갈수록 줄어들고, VIP(배팅액이 수 십억원대인 고액 고객)은 날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KL가 추정한 매출액은 2006년 9백37억7천4백만원, 2007년 1천5백84억5천만원, 2008년 2천1백67억4천7백만원, 2009년 2천4백34억4천5백만원, 2010년 2천6백83억4천7백만원, 2011년 2천9백9억8천5백만원 등이다.

이중 VIP와 일반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매출 추정액은 강남점의 경우 5년 후인 2011년 VIP 5백32억7천8백만원, 일반 7백93억6천7백만원으로 4 대 6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주)가 운영하고 있는 강남 세븐럭 코엑스점 카지노. ⓒ그랜드코리아레저(주) 홈페이지


노웅래 의원은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가 낸 국정감사자료집에 따르면 '관광공사 카지노 회사는 VIP마케팅 위주의 영업이 아니라 일반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 그래서 VIP 회원에 대해서는 명단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하나 이는 모두 허위자료"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한국관광공사의 이런 은폐에 대해 "한국관광공사가 카지노가 처음부터 VIP고객 중심으로 영업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민간사업사인 파라다이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외래관광객 유치효과도 미미하다고 여겨질 것 같으니까 겉으로만 '일반관광객 영업 치중'이라고 해놓고 실제 사업을 시작한 올해부터 해외지사를 통해 VIP 영업에 나서고 있다"며, 관광공사의 이중성을 질타했다.

관광공사 카지노 해외지사 설립, GKL 반대에도 강행

한국관광공사의 해외지사에 대해서는 자회사 내부에서도 반대 의사를 피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 의원이 국회입법연구관으로부터 제출받은 '관광공사 카지노 자회사의 해외지사 설립에 관한 검토의견서'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도 특히 카지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정적인 데다가 공기업이 도박산업을 추진한다는 데 대한 우려가 크듯이, 정차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사회의 건전한 도덕성 확보에 대한 요구가 커지게 되면 제도적 규제나 정서적 반감에 부딪쳐서 관련 사업은 물론 국가 이미지가 추락하여 국제적 경쟁력 하락을 초래할 것이고, 국가 간의 우호적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의견서는 이어 "판단하건대 한국관광공사도 이 정도의 현지 정보는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지사 설립을 정책으로 채택했다는 것은 장기적인 계획사항이던가, 아니면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북한은 홍콩 기업인 앨버트 영을 통하여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를 2000년부터 나선시(나진-선봉직할시)에 개설하고 있는데 한국이 중국에 카지노 지사를 설립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비현실적으로 보인다"고 부정적 견해를 재차 피력했다.

카지노 해외지사 설립에 대한 반대 의견은 GKL의 내부 보고서에서도 지적되고 있다. 문건은 "관광공사 지사활용은 노출을 꺼리는 카지노 고객이 원하지 않으며 공사 해외지사 이미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카지노 사업에 대한 의혹은 지병문 열린우리당 의원을 통해서도 지적되고 있다.

지 의원은 국관광공사 국정감사에 앞서 낸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관광공사가 보증금 15억에 임대료 월 5억인 10년짜리 임대계약을 하면서 관련 업체에게 등기부등본도 요구하지 않았고, GKL 영업이사인 차민수씨가 예정가 2백80억원짜리 보안시설업체 선정작업에 참여한 과정, GKL이 보안시설업체가 깐 LCD모니터를 CRT모니터로 교체한 과정 등에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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