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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사상최대 가격담합 벌금에 '휘청'

미국에 3억달러 내기로, 미국-유럽-한국에 더 내야. 주가 급락

대한항공(KAL)이 가격담합으로 한국 항공사상 사상최대 규모인 3억달러(약 2천7백75억원)의 벌금을 미국에 내기로 해, 주가가 급락하는 등 휘청거리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1일(현지시간) "한국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영국항공사인 브리티시에어웨이(BA)가 가격 담합 혐의를 인정하고 각각 3억달러를 벌금으로 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이번 벌금 합의는 지난해 2월부터 미국 법무부와 EU 공정위에서 세계 20개 주요 항공사들이 미국과 유럽지역 화물운송과 관련, 운임과 유류할증료 등을 담합해 올렸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조사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항공업계 독점 금지 관련 조사에서 소송 전에 합의가 이뤄지기는 대한항공과 BA가 처음이다.

대한항공 등은 유가 급등에 따라 여객 및 화물 운임을 불법적으로 조정했음을 인정했으며, 항공 산업에 대한 법무부의 반독점 관련 조사에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대한항공은 미국과 한국 구간 국제선 승객들을 대상으로 가격 협정에 의한 연료할증료를 부과하고 화물기 운임을 경쟁사들과 담합해 올린 혐의를 받아왔다.

앞서 영국 사법 당국도 BA가 최대 경쟁사인 버진 애틀랜틱 항공과 연료할증료를 담합한 혐의를 인정해 1억2천1백50만파운드(약 2천2백75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법무부는 그러나 대한항공과 BA 외에 버진 애틀랜틱과 독일 루프탄자 항공의 경우 부정행위를 자진 신고함으로써 유죄 판결 및 벌금형을 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내야할 벌금이 3억달러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 이번 벌금은 미국 형사소송에 대한 벌금일뿐이다. 대한항공은 이와 동시에 미국 민사소송에 대한 배상금도 내야하며 유럽쪽에도 벌금을 내야한다. 미주선 이용 한국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까닭에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이와 관련, 2일 '미 법무부의 반독점법 위반조사 관련 합의에 대한 입장'이라는 공식발표를 통해 "대한항공은 미 법무부가 미국에 취항하는 대부분의 주요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공화물 유류할증료 부과의 반독점법 위반 조사와 관련해 3억달러의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조사를 종결키로 합의했다"며 "이번 일로 그동안 대한항공을 믿고 아껴준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대한항공은 그러나 "이번 조치가 당사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영업 기반이 위축되거나 재무적인 위험성에 노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다르다. 2일 개장한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폭락의 반등으로 30포인트이상 오르는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대한항공 주식은 전날보다 7%이상 급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법무부와의 벌금 합의액이 당초 예상치의 2배 이상에 달하는 점에 주목하며 대한항공 경영에 적잖은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하며 가격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영업 순이익은 3천8백30억원. 일년동안 애써 번 돈 이상을 한꺼번에 벌금-배상금으로 내야할 처지가 된 것이다. 공정거래라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키지 않은 데 대한 패널티인 셈이다.

대한항공이 사상최대의 가격담합 벌금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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