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건노조 협상 결렬, '9월 2일 총파업' 초읽기
정부 "코로나 상황서 파업 안돼" vs 노조 "더이상 버틸 수 없다"
보건복지부와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새벽 5시까지 15시간 밤샘협상을 벌였으나 공공의료 확충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지난 5월 31일부터 12차례 진행된 협상이 결국 결렬된 것.
이에 권덕철 복지부장관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각각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론전에 나섰다.
권덕철 장관 "코로나 상황서 파업 안돼"
권덕철 장관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보건의료노조의 요청에 따라 총 12차례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양측은 진지하고 성실하게 협의에 임해 일정 부분 이견을 좁혔지만,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결렬 원인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이견이 적고 의료현장 수용성이 높은 정책 과제는 단기간 추진이 가능하지만, 의료계 내부나 사회적 수용을 위해 여러 이해 당사자 간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은 노동계와의 협의만으로는 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건의료노조가 제시한 인력기준 개선·간호등급제 개선 등과 같은 근무여건 개선의 기본적인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이는 단순한 재정문제를 넘어 의료 인력 수급·상급병원 의료인력 쏠림 등 의료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으로 당장 시행 여부를 합의하고 시행 시기를 적시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파업을 강행하려는 노조에 대해선 "지금은 보건의료인과 정부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 대응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과 같은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대화와 협의로 지금의 상황을 함께 해결하길 요청한다"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파업시 대응과 관련해선 "비상진료대책에 따라 응급센터 등 24시간 비상진료체계 유지·병원급 기관의 평일 진료시간 확대, 파업 미참여 공공병원 비상진료 참여 등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며 "노동관계법령에 따라 의료기관의 중환자 치료, 응급의료, 수술, 분만·투석 등의 업무는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코로나19 환자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보건의료인력이 제대로 보상받고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면서 "생명안전수당이나 교육전담간호사제 유지 확대 등은 재정당국과 신속히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며 거듭 파업 철회를 당부했다.

나순자 위원장
이에 맞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반박 담화를 통해 "오늘 보건복지부장관의 담화문은 보건복지부가 수차례 이야기 해왔던대로 여전히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아쉽다"며 "협상이 진행됐던 지난 3개월 동안 '중장기 과제들이라 긴 호흡으로 논의하자'는 말을 되풀이한 것 말고 우리 외의 다른 이해당사자와 어떤 추가적인 논의들을 진전시켜 왔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고 맞받았다.
이어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노정교섭을 진행했지만 기재부 등 재정당국의 외면과 복지부의 소극적 태도로 알맹이 없이 소중한 시간을 그냥 흘려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 공공의료 확충, 코로나 간호사 처우개선, 교육전담 간호사 제도를 전면 확대, 야간간호료 등 지원 확대 등 5가지 핵심 요구 사항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노조는 파업 돌입 전까지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핵심 쟁점 타결을 위한 정부여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특히 정부에 대해 "먼저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단해야 한다. 복지부 장관의 권한 밖이라면 기획재정부장관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코로나방역 사령탑인 김부겸 국무총리가 범정부 차원의 역할을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코로나 재난 시기, 모든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정책을 노-정이 극적 합의를 통해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며칠간의 ‘의료대란’이 문제가 아니라 23만 임상간호사들의 '엑소더스(대탈출)'와 의료 붕괴가 현실화되면서 ‘위드 코로나’전환도, K 방역도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제 시간이 없다. 정부 여당은 지금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만약 타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도 응답이 없다면 보건의료노조 8만 조합원은 불가피하게 총파업과 공동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저희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이 목적이 아니며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그러나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며 정부에 결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에 코로나19 전담치료병동과 선별진료소 인력도 참여한다고 밝혀, 파업시 코로나 대응에 적잖은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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