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엽기사고' 빈발...얼어붙은 강에서 철야준설이라니
올 들어 기름유출, 침몰, 노동자 사망 사고 잇따라 발생
경남 김해시 한림면 시산리 4대강사업 낙동강 15공구에서 22일 새벽 2시께 철야 준설작업을 하던 모래준설선이 수심 4.5m 아래 강바닥으로 가라앉았다.
5천마력 규모인 540t 급 이 준설선(540t)은 강에 얼음이 얼어있는 한밤중에 모래 준설작업을 하던 중 오전 1시30분께 배가 준설한 모래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해 2시께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설선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 7명은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선체에는 벙커A유가 4만8000ℓ정도가 실려 있어 일부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해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오리펜스와 흡착포를 이용해 기름을 닦아내는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름 유출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경남도 환경국장, 도의원, 4대강사업저지경남본부·부산본부 관계자들의 현장 접근을 차단해, 사고 축소 은폐에만 급급하는 게 아니냐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기름 유출 사고는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가 공사를 시행하고 있는 경남 함안군 칠북면 낙동강 18공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다량의 기름유출과 유류드럼, 엔진오일의 교환 흔적이 발견됐다.
당시 지역 MBC 등 지역언론들은 시공업체가 양수기에 주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추정했지만 현장 조사에 나선 환경청 등은 보도내용을 부인하면서 폐기물관리 미흡으로 유류 오염이 발생했다고만 밝혔다.
또한 지난 10일 새벽에는 창원의 낙동강 공사 현장에서 모래 채취선에서 작업하던 60대 노동자가 강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이와 관련, 23일 성명을 통해 "준설선 침몰사고는 오래된 연식과 부식 등 준설선의 노후화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는데 현재 4대강공사에 투입된 준설선 대부분이 연식이 오래된 것을 리모델링한 것"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준설선에 대해 공사를 중단시키고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경남본부는 또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대규모 토목공사는 하지 않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사업은 조기완공을 위해 얼어붙은 강으로 노동자들을 내몰고 있다"면서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의 작업이 준설선 침몰과 같은 사고를 불러온 것으로, 정부는 낙동강 상수원에서 더 이상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공사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남도당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4대강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무리한 공사를 벌이다가 강을 살리기는커녕 인명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는 것이 4대강 사업의 실체이다"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이 4대강 공사를 계속 강행한다면 제2, 제3의 사고와 인명피해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반드시 6월까지 보공사를 마치고 연말까지는 주요 공사를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 아래 혹한기에도 4대강공사를 밀어붙이고 있어 유사한 사고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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