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와 회담 매우 유용…필요한 결정에 근접"
FT "푸틴, 돈바스서 우크라 철군하면 전선 동결한다고 제안"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대통령실, 정부 부처, 군, 의회 등 지도부 회의를 열고 "이 방문이 시기적절하고 매우 유용했다고 즉시 언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물론 적대행위를 가능한 한 빠르게 종결해야 한다고 보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우리도 이를 원하고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가 "매우 솔직하고 실질적이었으며, 내 생각엔 필요한 결정에 더 가까워지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협력의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공정한 해결 가능성에 대해 대화했다"며 '갈등의 근본 원인 제거'가 해결의 근간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전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이런 수준에서 이러한 직접 협상을 오랜 기간 하지 않아왔다"며 "나는 우리의 입장을 또 한 번 차분하고 자세히 전달할 기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과 나토의 동진 등이 분쟁을 촉발한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휴전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귀국한 직후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이번 회의 역시 푸틴 대통령의 개회사만 영상으로 중계되고 이후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약 3시간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회담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우크라이나 휴전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주)에서 철수하면 나머지 전선을 동결하고 추가 점령을 위한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현재 루한스크를 거의 전부, 도네츠크는 75%를 장악하고 있다. 아직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도네츠크의 나머지 땅도 내놓으면 휴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는 2022년 주민투표를 거쳐 돈바스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자포리자주의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으나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 헌법을 이유로 영토 할양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또는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담에서 영토 문제를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FT가 젤렌스키 주변 인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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