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격려금 못준다? 그럼 알바는 왜 시키냐"
16강 진출한 남자대표팀에겐 42억 포상, '형평성' 논란 확산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결승전 직전인 지난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나이 어린 학생이라 격려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장학금을 주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지난 8월 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대표팀에겐 총 2억4천7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바 있다. 또한 앞서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남자 국가대표팀에겐 허정무 감독 3억원, 박지성 선수 1억7천만원 등 선수 23명과 코칭스태프에게 총 42억5천만원을 지급했다.
축구협회의 이같은 장학금 지급 방침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형평성'을 문제삼아 축구협회를 호되게 질타하고 있다.
20대 박모 씨는 27일 본지와 만나 "나이가 어려 격려금을 줄 수 없다는 얘기는 정말 궁색해 보인다"며 "그러면 어린 학생들이 하는 아르바이트도 금지 시키지, 왜 법으로 허용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그런 논리라면 미성년자의 대중연예 활동도 금지 시켜야 한다"며 "어린 선수들이 돈 때문에 축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어른들의 대응논리가 너무 궁색하다"고 거듭 힐난했다.
포털에서도 비판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 한 네티즌은 '포상금에 대한 변명을 듣고 싶지 않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랑스런 우리의 딸들. 남자들도 언니들도 이루지 못한 기록을 세웠다. 남자들이라면 병역혜택이 주어졌겠지요"라며 "돈으로 그에 대한 보답이 되겠습니까마는 그에 상응하는 포상금이 어떤 명목으로든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성년이라서, 학생이라서... 이런 변명은 듣고 싶지 않다"며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온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따위도 밀어붙이는 어른(어른답지는 않지만)들이시어 그대들의 온갖 비리와 부정 부패에 질려 있던 국민들에게 잠시 희망의 미래와 국가를 생각하게 해준 우리의 어린 딸들이... 계속 우리의 미래와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과 포상금을 아끼지 마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 글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을 표시하면서 불멸의 금자탑을 세운 태극소녀들에게 합당한 격려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그동안 도외시해온 여자축구에 대한 지원을 남자축구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과연 축구협회가 태극소녀들에게 얼마나 많은 '장학금'을 줄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나, 재정상 이유 등을 들어 형식적 면피에 그칠 경우 네티즌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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