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앵커 "'힘'은 언론비판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나는 역대 모든 권력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비판적인 클로징 멘트로 유명했던 신경민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가 지난 4월 갑자기 하차하게 된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08년 3월부터 2009년 4월까지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면서 남긴 클로징 멘트와 그에 관련된 사건들, 또 갑자기 앵커에서 하차하게 된 비화 등을 적은 저서 '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뉴스데스크 앵커 387일의 기록'을 통해서다.
그는 "앵커를 시작한 지 1년을 조금 넘긴 지난 4월13일, 뉴스데스크 진행에서 물러나라는 회사의 공식 결정을 통보받았다. 내 멘트, 특히 클로징 멘트를 놓고 회사 내외부의 평가는 찬사와 비난으로 극명하게 갈라졌다. 이는 앵커 역할을 적극적인 해석자 혹은 단순한 진행자로 보느냐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뉴스 보도는 사실을 나열하고 전달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사실을 가치에 따라 선택하고 배열하면서 동시에 사실 뒤에 숨은 원인의 상관관계를 따져 설명하고 비판하는 것이 뉴스의 보도이며 앵커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2007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 자신을 반노(反盧)로, 이명박 후보 측은 반이(反李)로 여기는 등 반대파로 생각하고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급기야 고향(전주)과 출신 학교(서울대) 등을 근거로 하는 '술자리급 추론'을 공식적인 자리에서까지 확대 재생산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오랜 기간 내 멘트를 따라가 보면 역대 모든 정권과 권력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현재의 살아있는 권력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기자는 뉴스데스크에서 "잘린 뒤" 못다 한 클로징 멘트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죽음, 미디어법 처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혼선 등에 관한 것을 꼽았다.
그는 "내가 던지고 싶었던 질문은 많았다. 우선 권력이 노무현 몰아가기로 압박했다 하더라도 검찰이 원칙에 입각해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그가 부엉이 바위에 올라갔을지 물었을 것이다. 또 미디어법과 관련해 왜 헌재가 애매하게 말했는지, 언론의 취재와 편집 구조에 무슨 문제가 있어 집단 오보를 냈는지 등을 되돌아보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향후 계획에 대해 "갑작스런 앵커 하차로 방송기자로서는 침묵하게 됐다. 다른 역할로 옮겨가거나 아니면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생각 깊은 후배 기자와 앵커가 제대로 된 마이크와 카메라를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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