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마사요시의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공격적 투자를 하다가 구글의 제미나이3.0 발표로 주가가 거의 반토막 나는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25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9.95% 급락한 1만5390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달 들어서만 주가가 43.13% 빠졌다. 지난달까지 도요타에 이어 2위였던 일본 증시 시가총액 순위는 4위까지 내려왔다.

26일 미국 칩 설계업체인 암페어 컴퓨팅 인수 완료 소식에 반등했으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40% 폭락하면서 16조엔(약 150조7천760억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세칭 '몰빵 투자'를 한 것이 주가 폭락의 주범이었다. 챗GPT로 돌풍을 일으킨 오픈AI에 투자해 큰 재미를 봤던 소프트뱅크는 32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약정을 체결했고, 12월 중 225억달러의 대금 지급이 예정돼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를 위해 보유한 엔비디아 지분 전부를 58억달러에 팔았고, 미국 통신사인 T모바일 지분 일부도 91억달러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약정한 투자가 완료될 경우 오픈AI에 대한 지분이 20%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구글의 제미나이3.0이 오픈AI의 챗GPT 성능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제미나이3.0은 가장 어려운 AI 성능 평가로 불리는 ‘인류 마지막 시험’에서도 37.5%의 최고 점수를 받아 GPT-5.1(26.5%)을 크게 뛰어넘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제미나이3.0을 접한 뒤 "이제 우리가 쫓아가는 입장"이라며 당분간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소프트뱅크의 주가 폭락은 AI 세계가 누구도 승패를 자신할 수 없는 극한 전쟁터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150조 민관 AI 펀드를 조성해 'AI 3대 강국'이 되겠다는 국정 목표를 설정한 이재명 정부도 긴장해야 하는 대목이다. 150조는 소프트뱅크가 불과 한달도 안돼 허공으로 날린 액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