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국민 인사말 발표직후인 오전 8시께 전용차편으로 청와대를 떠난 노 대통령은 1시간여 만에 군사분계선 앞 30m 지점에 도착해 하차한 뒤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걸어 오전 9시 3분께 MDL 5m 앞에서 소감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오늘 중요한 일을 하러 가는 날이라서 가슴이 무척 설레는 날"이라며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선 심경이 착잡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이다.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다. 발전이 정지돼 왔다"고 분단의 통한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다행히 그동안 여러 사람들이 수고해서 이 선을 넘어가고 또 넘어왔다.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간다"며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이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이다. 장벽은 무너질 것이다"라고 통일을 예고했다.
노 대통령은 "저의 이번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고통을 넘어서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그런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 여러분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소감을 밝힌 뒤 문재인 비서실장 등의 환송속에 권양숙 여사와 함께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9시6분께 북측 영역에 들어갔고 북측으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인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최룡해 황해북도당 책임비서 등의 영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이 과정에 꽃다발을 선사한 북한의 20대 여성 2명과 권양숙 여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자청해 찍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차를 다시 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이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됐고, CNN 등 외신들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노 대통령은 평양∼개성간 고속도로를 달려 이날 낮 12시께 평양에 도착,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과 첫 만남을 갖고 환담하는 데 이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수대 의사당에서 면담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2일 오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방북단 환송행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