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MB, 강압일변도로 나가면 큰 변 당할 것"
"盧 자살은 강요된 것과 마찬가지", "용산참사는 야만적 처사"
올 1월 1일부터 6월 2일까지 작성된 일기장에는 이희호 여사에 대한 사랑 외에 남북문제 걱정,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및 용산참사 등에 대한 신랄한 정부비판이 담겨 있어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5월 23일자 일기를 통해 "자고 나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보도. 슬프고 충격적이다. 그간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 노 대통령,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공격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수사기밀 발표가 금지된 법률을 어기며 언론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의 신병을 구속하느니 마느니 등 심리적 압박을 계속했다"며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적었다.
김 전 대통령은 다음날인 5월 24일자 일기를 통해선 "노 대통령 장례식을 정부와 측근들은 국민장을 주장하는데 가족은 가족장을 주장해 결말을 못 보았다"며 "박지원 의원 시켜서 '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살았고 국민은 그를 사랑해 대통령까지 시켰다. 그러니 국민이 바라는대로 국민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는데 측근들이 이 논리로 가족을 설득했다 한다"고 국민장 결정에 막후역할을 했음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5월 26일자 일기를 통해선 "고 노 대통령 영결식에 아내와 같이 참석했다.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다. 국민의 현실에 대한 실망, 분노, 슬픔이 노 대통령의 그것과 겹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일변도로 나가겠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이명박 정부에 경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앞서 1월16일자 일기에서도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고 강력 경고했었다. 그는 다음날인 1월17일자 일기를 통해선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며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앞서 용산참사가 일어난 1월 20일자 일기에선 "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인이 부상 입원했다.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다"며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촛불시위와 관련, "인류의 역사는 맑스의 이론 같이 경제형태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이 헤게모니를 쥔 역사 같다"며 "21세기 들어 전 국민이 지식을 갖게 되자 직접적으로 국정에 참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2008년의 촛불시위가 그 조짐을 말해주고 있다"(3월18일자)며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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