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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일산경찰서 전격 방문 '질타'

굳은 표정으로 강도높은 질타, 어청수 경찰청장 긴급 사과성명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경찰서를 전격 방문,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에 대한 경찰의 늑장수사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정에 없이 류우익 대통령실장 등을 대동하고 일산경찰서를 찾아 이기태 일산경찰서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경찰의 직무유기를 전례없이 강도높은 어조로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폭행사건으로 처리했는데 어린아이에게 폭행을 목적으로 했겠느냐"며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어린 여자아이에게 한 것을 폭행사건으로 다뤘다는 것은 그것이 별일 아니니까, 간단히 끝내려는 일선경찰의 (안일한) 조치"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 자리에 온 것은 국민들이 경제도 어렵고 힘든 가운데 이렇게 어린아이에게 참혹하게 일이 일어나서 심란하다"며 "국민들이 볼 때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국가가, 일선에서 경찰들이 소홀히 한다. 일선 경찰은 아직 생명의 귀중함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수에 그쳤기 때문에 다행이지 더 (큰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며 "그런 사건이 폭행사건으로 끝나버리고, 일선 경찰이 아직도 형식적으로 해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뛰어 나왔다"고 예정에 없이 방문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유괴사건에 철저히 하자고 하는 그날 이런 일이 있었다"며 "일선 경찰이 너무 해이해져 있다. 사건만 생기면 피해를 입고, 사후 약방문으로 처리한다. 우리 일선 경찰들이 새로운 각오를 갖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새로운 생각을 갖고 철저히 범인을 잡고, 일선 모든 경찰들이 좀 더 국민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며 "그래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것 아니냐. 여러분 같이 이러면 어린 자녀를 가진 국민들이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기태 경찰서장은 사건개요 설명에서 "이번 사건으로 국민과 대통령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26일 16시 25분 폭행사건으로 경찰서에 보고하고, 27일 형사사건 발생보고를 접수, 폭력1팀장에게 수사하라고 하명했다. 그러나 사건이 지구대 담당 경찰관이 '폭력사건'으로 착각을 해서 이 사건이 지연되게 됐다"고 변명성 해명을 했다.

이 서장은 "단순 폭행사건 처리가 온당한 일이냐"는 이 대통령의 질타에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시종 고개를 들지 못하고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질타후 굳은 표정으로 경찰서를 떠났으며, 이기태 서장은 초죽음이 된 표정으로 이 대통령을 배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과 관련, 일산경찰서를 전격 방문, 브리핑을 받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질타로 경찰에서는 이기태 일산서장의 경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과연 어느 윗선까지 인책이 이뤄질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 최고위층에까지 문책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 대통령의 격노 소식을 접한 뒤 이날 오후 “이번 사건은 명백한 경찰의 잘못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반성하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어 청장은 “이번 사건은 경찰관들의 행동요령 이해부족과 각급 지휘관들의 안일한 자세가 근본원인이었다”며 “이번 사건 처리과정에서의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감독자의 엄중문책과 함께 경찰의 근무실태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어 청장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질타 소식을 접해 들은 후 전국 지방청장, 수사, 형사, 생활안전과장 등이 참석하는 긴급 화상회의를 소집, 일선 경찰의 근무태도를 질타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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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9 19
    공근

    한놈 목을 날려야지
    장비가 툴툴거리자 제갈양이 책상을 둘로 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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