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해법, 집값 더 내리고 젊은층 소득 올리는 것"
박승 "지금 부동산 고통은 술-담배 끊을 때의 금단현상"
박승 전 총재는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고통은 길게 보면 정상화 과정이다. 즉 부동산 불패시대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으로 인한 고통은 술, 담배를 끊을 때의 금단현상과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역대 부동산정책에 대해 "우리가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부동산이 폭등하고 그러면 규제하고, 침체하고 그러면 부양하고, 그러면 폭등하고 이런 악순환을 수십년을 되풀이해 왔다. 그런 가운데 집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재산형성을 해 왔다. 우리나라 국민의 재산 형성은 90% 이상이 모두 부동산에서 왔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서 '부동산 불패사회', '부동산 중심사회', 이런 말이 나왔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집값이 그 동안 폭등하다 보니까 우리의 후손들, 오늘의 젊은 세대들은 월급을 받아서 집을 살 수 없게 되어 있다. 이것이 부동산 침체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며 "노령 세대는 집을 파는 세대이고 젊은 세대는 사는 세대인데 팔 사람은 늘어나고 살 사람은 줄어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빈부격차와 양극화의 주범이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부동산의 장기 해법이라고 하는 것은, 집값은 더 내리고 우리 후손들, 젊은이들의 소득은 더 올려서 이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집값 하락이 정상화 과정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볼 때는 지금의 근본 문제는 부동산 침체 문제가 아니라 경기 침체다, 경기 침체로 인해서 집 거래가 없는 것이 문제다, 이렇게 본다. 경기 침체를 부동산 부양을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이나 총부채상환비율과 같은 이런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 이것은 신중해야 한다. 이것은 결국 가계부채를 늘려서 집을 사도록 해서 집값을 올리겠다는 것인데, 이런 것은 매우 신중하게 다루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경제 상황과 관련해선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 세계 경제는 이미 장기저성장 시대에 들어서 있고, 우리 경제는 성장 동력이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인구 노령화, 부동산 시장의 침체, 가계부채와, 국가 부채의 급증. 여기다가 국내 투자 수요는 계속 약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렇게 볼 때 우리 경제가 2~3% 저성장. 이런 현상. 이것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며 저성장 장기화를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술·담배에 붙은 세금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선 "담배와 술에 대한 세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적은 것은 사실이고 담배와 술이 국민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국민 건장 차원에서 담배 값을 올리는 것은 장기적인 방향으로서는 옳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을 세수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담배나 술에 대한 세금을 주로 저소득층이 부담한다. 그래서 이런 세금을 올리면 결국 양극화와 빈부격차를 더 확대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것을 올리려면 저소득층에 대한 대책이 먼저 마련되고 그 다음에 올리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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