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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신임 유엔 사무총장 취임 선서

"유엔 개혁과 신뢰 회복 통해 강한 유엔 만들 것"

반기문(潘基文) 유엔 신임 사무총장이 14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취임선서식을 가졌다. 역사적 한국인 사무총장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반기문 신임 유엔 사무총장 취임선서

반 사무총장은 이날 하야 라샤드 알 할리파 유엔총회 의장의 주재로 열린 취임선서식에서 "나 반기문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부여된 역할을 충직과 지각, 양심을 모아 행사하며 어떤 정부나 외부기관의 지시를 추구하거나 받아들이지 않고, 유엔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것임을 엄숙히 선서한다"고 다짐했다.

반 사무총장은 이어 1백92개 유엔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한 취임 연설에서 우선 코피 아난 사무총장에 대한 사의와 새 총장으로서의 각오를 표했다.

그는 "취임선서 때 언급한 충직과 지각, 양심은 헌장과 함께 제가 사무총장으로서 직분을 수행하는 데 표어가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세계 최고의 직업을 승계한 데 대해 전임자인 아난 총장에 사의를 표하며 전임자의 위업을 이어받는 것을 영예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아난총장의 재임 시기는 높은 이상과 고상한 희망, 대담한 시도 등으로 특징지어진다"며 " 아난 총장의 용기와 비전은 세계에 영감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신임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헌장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유엔


반 사무총장은 취임 이전에 도움을 준 유엔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뜻도 밝혔다. 그는 "사무총장 임명절차가 조기에 마무리 지어짐에 따라 저는 취임에 앞서 2달간의 준비기간을 갖는 전례 없는 특권을 누렸다"며 "이 기간 각 대표단과 사무국은 물론 보다 넓은 유엔 가족들내 미래의 동료들로부터 듣고 배웠다"고 말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이어 사무총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이 길은 좁고, 험난하며 국경과 당파적 이해를 초월한다"고 강조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걸어오면서 좌절하거나 쉬운 길로 돌아간다"고 말해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세계 전역에서 온 젊은이들이 남들이 가지 않은 이 길을 따르기를 열망하고 있다"며 "그들의 열정과 이상이 향후 수십 년간 유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해 최선을 다해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또 "유엔의 3대 목표인 안전과 개발, 인권을 강화함으로써 보다 평화롭고, 번영되며, 후세들에게 한층 공정한 세상을 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신뢰를 제고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갈등조정자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해 국재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 사무총장은 한편 "유엔 회원국들은 수동적이고 모험을 꺼리는 사무국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용기 있는 사무국을 기대한다"고 말해 유엔조직의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엔 직원들은 강화된 유엔의 세계적 역할을 고려해 보다 민첩하고 다재다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직원들의 사기와 전문성, 책임감을 함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특히 "유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정으로 단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유엔에 새로운 신념을 불어 넣겠다"고 말해 유엔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美 "반 총장과 협력 기대", 中 "북핵 문제 깊은 관여 자제해야"

반 사무총장에 대한 각국의 기대도 이어졌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사임에 따라 대신 나온 알렉스 울프 차석대사는 "반 사무총장의 능력과 열정에 대해 매우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며 "신임사무총장과 함께 협력하기를 바라면 다른 회원국들 역시 유엔 역할 강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에 대한 반 사무총장의 역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반 사무총장의 개입은 비공식적이고 자제돼야 하며 조용히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이미 취임 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통신은 또한 "북핵 6자회담 차가국인 러시아와 일본의 유엔 주재 외교관들 역시 반 사무총장이 다자회담을 지원하는데 집중해 미국에 지나치게 가까운 것으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엔 총회는 반 신임 사무총장의 취임선서에 앞서 지난 10년간 제7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아난 사무총장의 업적을 기리는 결의안을 박수로 채택했다. 크로아티아와 말레이시아등이 발의한 결의문에는 빈곤퇴치와 저개발국 개발계획, 안보문제, 환경문제, 유엔 개혁 등 분야에서의 아난 사무총장의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반 사무총장은 내년 1월1일부터 공식 임기에 들어간다.

반 신임사무총장이 취임 선서 이후 연설을 하고 있다.ⓒ유엔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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