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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위 유족들 "자살할 리가 없다"

사망 경위에 의혹 제기, 사체 24일 귀국 예정

자이툰부대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오모(27) 중위의 유가족은 20일 밤 이라크로 떠나면서 사망 경위의 명확한 규명을 요구했다.

오 중위의 매형 임모(36)씨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처남이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알고 지냈다. 활발하고 패기 있으며 사교성 많은 성격으로 미뤄볼 때 결코 스스로 목숨을 끊을 리는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자살 가능성'을 일축했다.

임씨는 "군 장성을 목표로 경력과 경험을 쌓기 위해 파병을 자원했던 조카가 파병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망 경위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중위의 아버지(63)는 "무엇 때문에 아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알아보러 가는 것이다. 자세한 얘기를 듣지 못해 아직 뭐라고 단정 지을 상황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사망 경위에 의문을 던졌다.

오 중위는 한성대학교에서 2학년까지 마치고 그만둔 뒤 3사관학교를 나와 약 3년 동안 군에서 근무해 왔으며 지난달 26일 자이툰부대로 파병돼 의무행정(의정) 장교로 복무 중이었다고 유가족은 전했다.

유가족은 패기있는 오 중위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잘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하면서도 안타까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 오씨는 "그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딸 넷을 낳고 마지막으로 얻은 아들인데 먼 타지에서 나보다 먼저 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아들이 이라크에 가겠다고 했을 때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 평생 부모 속 한번 썩이지 않았던 아들이지만 `이번 만큼은 내 뜻대로 하겠다'며 나갔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 몰랐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모부 주모(61)씨는 오 중위가 자이툰부대 파병 이후 발생한 첫 사망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정부는 힘 없는 서민의 아들이 먼 타지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이라크로 향한 오 중위의 유족은 아버지, 고모부, 매형 등 3명이었으며 이들은 국방부 수사관 3명, 합동참모본부 유해인수단 2명과 밤 11시55분께 두바이로 출발하는 에미리트항공사 소속 EK323편 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 중위의 사망 경위를 조사한 뒤 유해를 인수해 석가탄신일인 24일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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