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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신당' 당론 "분양원가 공개 반대"

탈당파, 보수-개혁신당 양분. 수도권 의원들은 '反강봉균'

집단탈당 초읽기에 들어간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반대'를 주요 당론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분양원가 완전공개를 주장하는 천정배 등 기존 탈당파와 '딴 길'을 걸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강봉균파 "분양원가 공개반대가 신당 정강정책"

4일 열린우리당에 따르면, 강봉균-김한길을 양대축으로 하는 집단탈당파는 금명간 예정대로 탈당을 강행하기로 하고 탈당후 건설할 신당을 '시장주의 경제'에 충실한 중도보수신당으로 설정했다.

이들은 중도보수신당의 구체적 정강정책으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반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성 등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열린우리당과 정부가 합의한 7개 항목의 '무늬만 분양원가 공개'조차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

이같은 정강정책 확정에는 재경부장관 출신인 강봉균 정책위의장을 필두로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 안병엽 전 정통부장관, 변재일 전 정통부차관, 주승용 전 여수시장, 서재관 전 해양경찰청장 등 관료출신들의 발언권이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공통점은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전국민의 90%가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원가 공개 반대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세력이라는 점.

2004년 4월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이상 압승을 거둔 뒤 새로 정책위의장이 된 홍재형은 건교부 등과 당정협의후 "분양가 연동제만 해도 아파트값을 낮출 수 있는만큼 분양원가 공개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분양원가 공약 파기를 선언했고, 안병엽 당시 제3정조위원장도 "연동제만 해도 30%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 노무현 대통령의 분양원가 공약 파기 '6.9 발언'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강봉균 의원은 이와 별도로 대표적 부동산경기 부양책인 기업도시 입법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가 하면, 지난해말 부동산대란 발발때 분양원가 전면공개에 결사반대했다.

철저한 시장경제 신봉론자인 이들은 "시장은 완벽한 게 아니라 실패할 수도 있다"는 기본조차 결여한 채 시장경제 예찬론을 폄으로써 불로소득을 양산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국가경제 밑둥을 뿌리채 흔든 부동산거품을 양산하는 정책범죄를 저지렀음에도 불구하고 분양원가 공개 반대 등을 신당의 간판 정책으로 내세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김한길 의원은 관료 출신은 아니나, 부동산경기 부양론자라는 점은 마찬가지다. 한때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해온 그는 아파트값 폭등으로 국민적 분노가 팽배한 시점에 강남 대체 신도시를 지어야 집값을 잡을 수 있다며 성남 서울공항을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제2의 강남'을 지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아 일대 집값 폭등을 부채질한 전력이 있다. 당시 그의 주장은 공군의 강력반발로 무산됐으나, 그의 성남공항 개발 발언은 지금까지 이 일대 땅값을 꿈틀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집단탈당후 보수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강봉균-김한길. ⓒ연합뉴스


천정배 "강봉균과 같이 못한다", 친노 열린당 "차라리 나가서 좋다"

'부동산경기 부양론자'인 강봉균-김한길이 집단탈당후 세우려는 신당의 성격이 이처럼 보수신당의 성격을 뚜렷히 함에 따라 집단탈당을 준비하는 의원들 사이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앞서 탈당을 단행한 천정배 등 5인은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는 강봉균과는 신당을 같이 할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4일 탈당한 정성호 의원도 강봉균이 아닌 천정배 등 기존 탈당파와 신당을 같이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번이 아니라 2.14 전당대회 전후에 집단탈당한다는 수도권 초재선 의원 그룹도 강봉균이 아닌 천정배 의원 등과 신당을 같이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봉균 류가 분양원가 공개 반대 등 보수적 정강정책을 분명히 하자 친노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색분자들을 차제에 솎아냄으로써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이 분명해질 수 있다"는 반응인 셈.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정책파트너가 여전히 분양원가 공개에 결사반대하는 재경-건교부등 관료들이며 노 대통령 또한 '무늬만 분양원가' 공개를 추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잔류 친노 열린우리당과, 탈당 개혁신당, 탈당 보수신당으로 세토막나는 양상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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