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김대중 "한나라 두쪽 날 판, MB 양보하라"
<동아> "수정안 거부되면 세종시 건설 중단해야", 보수진영 당황
<조선> 김대중 "정권 재창출 물 건너갈 판"
김대중 고문은 <조선일보>에 이날 게재한 칼럼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화해하거나 타협할 여지는 이제 없는 것 같다"며 "이제 두 사람은 타협은커녕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에 탄 신세"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두 진영은 오만하기까지 하다"며 "생각 없이 막말해대고 서로 말꼬리 잡고 원수처럼 앙칼지게 싸운다. 총만 들려주면 살인 날 것만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두 사람 간의 문제는 두 진영의 승패로 끝나는 차원을 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한나라당 두쪽 나고 보수-우파세력 쪽박 차고 정권 재창출 물 건너가고 글로벌 도약 멍들고 한국의 미래에 먹칠하기 십상"이라며 한나라당 분당 사태를 우려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사태를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쪽은 이 대통령"이라며 "'백년'의 대계(大計)보다는 '2012년'의 정권 재창출에 양보하는 것이 순서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에 정치논리가 개입되는 것을 안타까워했지만 불행히도 세종시는 이미 '정책'이 아니라 '정치'"라며 보수 재집권을 위해 이 대통령이 양보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다른 측면은 지금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로 발목 잡혀 있을 한가한 처지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 대통령은 할 일이 많다. G20 회의의 원만한 수행과 한국의 글로벌세력화, 실업을 줄이고 경제를 제 궤도에 올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 등은 이 시대의 절체절명의 과제다. 세종시 문제가 아무리 논리에 맞아도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미래를 먹여살리는 일보다 중요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혹자는 이 대통령이 여기서 물러서면 그의 정치적 위상은 크게 위축되며 조기 레임덕에 빠질 것을 우려한다"며 친이계의 레임덕 공포를 지적한 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표결로써도 세종시에서 이기기 어렵거니와 이긴다고 해도 반대급부가 너무 커 정권이 탈진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박 전 대표측의 강력한 저항은 결국 당의 분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MB정치는 효율성을 잃고 지리멸렬해질 것이며 정권 재창출도 위태롭게 된다"며 거듭 정권 재창출 실패 위기를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그보다 카드를 던짐으로써 이 대통령은 얻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일단 '옳은 정책'이라도 '현명하게 후퇴할 줄 아는' 융통성과 용기를 인정받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얻어낸 친박측의 협력은 국정(國政)전반에서 크게 빛을 발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자신이 말하는 실용의 정치 아닌가"라며 이 대통령이 고집을 꺾도록 달랬다.
과연 한나라당 분당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보수정권 재창출이 물 건너갈지는 미지수이나, 보수진영이 작금의 극한 충돌에 내심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동아> 김순덕 "수정안 안 받아들여지면 세종시 건설 중단해야"
한편 <동아일보>의 김순덕 논설위원은 이날자 칼럼을 통해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박근혜 전 대표를 맹비난하며 박 전 대표 때문에 세종시 수정이 좌절되면 MB정권 임기내 세종시 건설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순덕 위원은 칼럼에서 박 전 대표의 원안 고수 입장에 대해 "그 원안은 나라의 이익에 맞지 않고, 그 약속이라는 것도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못’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박 전 대표를 비난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세종시 논란이 어디까지 번질지는 짐작하기 힘들다. 감정과 이성, 현재권력과 미래권력 사이의 갈등이 충청과 비충청의 나라 가르기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세종시 논란의 향배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낸 뒤, "다만 이명박 정부가 행정부처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전면 폐기하는 대신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바꾸는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이상, 수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현 정부에서 ‘세종시는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아쉽다면 미래권력을 자임하는 박근혜 측이 국가예산 지출 상한을 8조5000억 원으로 못 박은 세종시 원안을 들고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통과해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박 전 대표를 비아냥대기도 했다.
김 위원 주장은 앞서 주호영 특임장관이 세종시 수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MB임기내 세종시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한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내심 청와대와 <동아> 등이 세종시 수정에 제동이 걸린 데 대해 얼마나 당혹해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반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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