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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 부모"집회 참석하겠다는 딸이 기특했어요"

일부 학교의 "집회 참석하면 정학" 경고에 학생들 분노

17일 오후, 명동 한 복판에서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비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0대 청소년 250여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미친소 때려잡기 청소년 거리행진' 행사를 진행했다.

'2MB '?미(뭐니)?'라는 문구가 새겨진 검은 티셔츠를 통일해 입은 학생 자원봉사자 가운데는 천안에서 2시간 동안 전철을 타고 올라온 학생도 있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한결같이 "국민의 건강을 지키자고 하는 우리에게 어떻게 어른들이 그럴 수 있냐"며 집회 참여를 저지한 학교와 경찰을 맹비난했다.

이모군(18세)은 "주위 학교는 벌점을 부과하거나 정학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며 집회 참여를 막기 위한 학교당국의 위압적 분위기를 전한 뒤, "학생들이 무슨 힘이 있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할 수밖에 없는 집회를 여는 것 일뿐"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학교에서 부모님에게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문자 메시지와 가정통신문을 보냈다"며 "그러나 우리 부모님은 '몸만 건강하라'며 말리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고교생 자녀와 함께 참석한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여고 2년생인 딸과 아내와 함께 손을 잡고 행진에 참여한 남근호씨는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기특했다"고 대견해했다. 그는 학생들의 집회 참석에 대해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에 놀랐다"며 "학교에서도 집회는 불법이라고 했는데, 아이와 함께 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가족이 모두 왔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춤과 연극 등 다채로운 행사를 끝낸 뒤 6시께부터 가두행진을 통해 청계천 촛불문화제 행사장으로 향했다.
김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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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5 19
    김증일

    어린 홍위병을 왕창 동원해라
    그래야 내가 계속 황제처럼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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