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1년 연장키로 한 데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가 당초 반대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여 빈축을 자초하고 있다.
김효석 신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당사에서 가진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라크 파병 연장에 대한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당론을 정한 바 없다"며 신당이 이라크 파병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오늘 아침 국방위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토론했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해 찬반 논란이 있었음을 시사한 뒤, "최고위에서 논의해 당론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하루 전인 21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는 "파병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감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재야에 있을 때 이라크 파병에 강력 반대했던 오충일 대표는 이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김경준 귀국관련 이중플레이만 비판할 뿐, 이라크 파병연장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했다.
신당 지도부의 이같은 입장 후퇴는 노무현 대통령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돼, 독자적 당론없이 청와대 눈치만 보는 신당 지도부의 한계를 또다시 드러낸 게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가 자이툰부대 파병연장을 놓고 갈팡질팡을 거듭,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이미경 최고위원은 이라크 파병 연장안 부결로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2008년에는 반드시 철군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정부가 철군조건을 당시 4월까지 제출하기로 했지만 그동안 2번이나 연장을 한 이 마당에 다시 연장하는 안을 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연장해야 하는 이유가 불분명하다. 미국내에서도 이라크 전쟁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고, 부시 정부가 상당한 지지도에 변화가 있고, 많은 나라가 철군을 한 상태”라며 정부의 말바꿈을 질타했다.
그는 특히 “아르빌 지역내 터키족과 쿠르드족의 국경분쟁으로 상당한 불안감이 조성될 가능성도 많다”며 최근의 위기 고조를 지적한 뒤, “우리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이라크의 평화를 깨뜨리고 개입하는 것은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정부 논리를 질타했다.
그는 “우리의 외교라든지 경제관계가 다국화돼 가고 있는 마당에 미국의 요구 때문이라고만 하는 것은 안된다”며 “정부가 국회와 약속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고, 우리 대통합민주신당도 그렇게 당론을 정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파병 연장안 부결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