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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김근태, 대통합 원칙에만 '합의'

<현장> 대통합 시기나 절차 등은 합의 못해. 아직 갈길 멀어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5일 오후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만나 범여권 대통합 원칙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구체적 '합류 방식이나 시기'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회피, 앞으로 대통합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않음을 감지케 했다.

손 전 지사와 김 전 의장은 25일 오후 2시 30분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만났다.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전날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서울역에서 한 ‘대의통천(大義通天, 대의가 하늘을 뚫는다)’이라는 말에 대해 ‘대의멸친(大義滅親. 대의를 위해 가족간의 정도 끊는다)’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손 전지사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손 전 지사는 이에 대해 “대통합을 이루는 데 뒷받침하겠다”면서도 “"범여권 대통합은 국민 대통합으로 가는 길을 여는 것이어야 한다”고 예의 '국민 대통합'을 폈다. 그는 “국민대통합이 없이 단순히 기존 여권을 적당히 얼기설기 재구성해서 재포장하면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며 “통합 과정에 국민에게 또다른 실망과 좌절을 줘선 안되겠다. 우리가 같이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고 각 정파의 철저한 기득권 포기를 요구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김 의장이 앞장서서 추진하는 범여권 대통합이 국민 대통합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그 길을 열어가는 것”이라고 김 전 의장에게 힘을 실어주며 “벗으로써, 또 이 나라의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김 전 의장의 대통합 정신을 충실히 뒷받침하겠다. 그것이 대의"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에 대해 “21세기가 새로운 세기이기 때문에 희망과 발전, 신뢰 이런 게 함께하지 못하면 국민이 단합하지 못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손지사의 국민대통합의 방향은 전적으로 타당한 얘기”라고 화답했다. 이어 김 전의장은 “대통합 참여를 결단한 걸로 받아들여도 되겠나”라고 손 전지사에게 즉답을 요구했으나, 손 전지사는 "공개적으로 할 얘기는 아니고 나중에 알려주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김근태 의원이 25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진행된 두사람 비공식 회동후 회의에 배석했던 우상호 의원은 회의후 브리핑을 통해 "두 분의 대화 속에서 손 전 지사는 김 전 의장이 지난 12일 살신성인의 결단(대선 불출마)을 내린 뜻은 국민을 위한 대통합을 이루라는 충정에 있다는 것을 다시 평가하고, 그 충정에 따라 김 전 의장이 추진하는 대통합의 방향과 방안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그러나 "대통합의 시기와 절차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고 말해, 구체적 범여권 대통합의 방식 및 시기 등의 합의에는 성공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손 전 지사는 회동을 마친 후 쏟아진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우상호 의원에게 들으라"고 일체 함구하며 자리를 급히 떴다.

이같은 손학규-김근태 회동 결과는 손 전지사가 기본적으로 범여권 대통합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신을 기회주의자로 비난했던 이해찬 전총리 등 다른 범여권대선주자들의 대응을 본 뒤 구체적 입장을 정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돼, 김근태 전의장이 오는 7월을 마지노선으로 추진중인 대통합의 과정이 결코 간단치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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