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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측 “盧정권, 운하보고서 은폐”

"3개 정부기관서 보고서 작성" "李는 서울시 보고서 은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은 31일 노무현 정권이 올해 3개 정부 기관에서 경부운하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했음에도 이를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측 “盧 정권, 운하 보고서 만들어 놓고도 은폐”

박근혜계 핵심인사인 이혜훈, 유승민 의원은 이 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올해 한국수자원공사, 국토개발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등 3개 기관에서 현 정권의 지시로 경부 운하 사업 타당성과 관련한 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그런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그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대표측이 문제삼은 이들 3개 정부기관의 사업 타당성 조사는 경부 운하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B/C비율(비용편익분석, cost-benefit analysis)과 관련된 것이다. 이제까지 역대 정부가 공식적으로 경부 운하와 관련해 B/C비율을 산출했던 것은 98년 한국수자원공사 보고서다.

당시 수자원공사가 향후 50년을 분석기간으로 해 발표한 경부 운하의 B/C비율은 0.18에 그쳤다. B/C비율은 특정 국책사업의 편익과 비용을 추계해 그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1.0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그 미만이면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통용된다. 쉽게말해 수자원공사가 당시 발표한 B/C비율 0.18은 1백원을 들여 18원밖에 벌어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한마디로 사업 타당성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은 줄곧 당시 수자원공사의 보고서는 잘못된 계산에 기초한 것이라며 B/C비율은 최소 1.0이상이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 전 시장의 정책자문단에 포함돼 있는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월 ‘한반도대운하 건설의 경제성 분석’에서 B/C비율을 2.3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홍종호 한양대 교수가 지난 3일 발표한 ‘경부운하 경제적 효과의 허구성’에서 B/C비율을 0.05에서 0.24까지 낮게 평가한 것을 예로 들며 반박하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은 여기에 더해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초 정부기관이 경부 운하 사업 타당성을 조사해놓고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한 셈.

유승민 의원은 이와 관련, “이 정부에서 경부 운하 보고서를 만들어 놓고도 발표하지 않는것은 한나라당 후보가 (이명박 전 시장으로) 결정된 후에 보고서를 발표해 결정적 타격을 입히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캠프측 유승민.이혜훈 의원이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를 질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측 서울시정개발연구원도 운하 보고서 은폐”

박 전 대표측은 또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경부 운하 사업 타당성을 조사했다가 경제성이 낮게 나오자 보고서를 고의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대표측이 제기한 의혹은 실제로 지난 10일 환경재단 ‘136 환경포럼’이 주최한 경부 운하 관련 토론회에서 한 교수의 입을 통해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당시 토론회에서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경부운하의 타당성을 조사했는데 전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 결국 보고서도 내지 못하고 중단했다는 말을 한 연구원한테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측은 이와 관련 “이 전 시장 캠프에서 747공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강만수 전 재정경재원 차관이 시정개발연구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며 시정개발연구원과 이 전 시장측과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근혜측, 연일 경부 운하 공세

박 전 대표측은 아울러 경부운하의 ▲경제성 ▲건설자금 ▲취수원 오염 문제 등을 들며 전 날 ‘6개항에 걸친 공개 질의’에 이어 이 날 또다시 경부 운하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전 대표측은 앞서 지적한 천차만별의 B/C비율을 지적하며 “경제성이 문제가 되니까 어제 이명박 캠프의 박형준 의원은 ‘B.C비율 2.3은 곽승준 교수가 개인적으로 조사한 결과이고 다른 변수를 종합하면 1.2가 나올 수도, 1.5가 나올 수도 있다. 자체분석 결과는 적어도 1.0은 넘는다’라고 주장했다”며 “이 전 시장 말대로 10년 넘게 운하를 연구하는데도 어떻게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드는 B/C비율이 없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박 전 대표측은 “박형준 의원에게 요구한다”며 “B/C비율이 1.2, 1.5가 나온 연구결과가 있다면 당장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박 전 대표측은 또 운하 건설에서 나오는 골재로 사업 자금을 충당하겠다는 이 전 시장측의 주장에 대해 “골재 8억 입방미터(m3) 이상을 캐내어서 1 입방미터에 1만원을 받고 팔아 8조원 이상의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이명박 전 시장의 주장인데, 8억 입방미터를 캐내어 팔 수 있다는 것도 과장이지만, 2006년 우리나라 모래 수요가 1억 입방미터에 불과한데 골재 값 폭락은 눈에 보듯 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측은 또 “경부운하의 B/C비율이 0.05 내지 0.24밖에 안된다면 이 사업으로 이득을 보는 측은 누구인가? 정부가 14~20조원의 건설비는 지불해야 하니까 토목공사에 참여하는 업체들만 이득을 볼 것”이라며 “경부운하 유역에 땅을 가진 국민들이 부동산값 상승의 이득을 볼 것이라는 주장은 단기적 예측에 불과하고, 경부운하 자체가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땅값이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측은 끝으로 환경 오염 지적에 대해 ‘취수원 이전’ 주장으로 반박한 이 전 시장측에 대해 "이명박 전 시장은 토론회 내내 운하를 건설하면 수질이 좋아진다고 주장했는데 왜 취수원을 옮겨야 하나?"며 ”취수원 이전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인데, 얼마의 예산이 드는지,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밝혀라"고 재반박했다.

이 전 시장측의 이중수로 건설 주장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측은 “박형준 의원은 낙동강 대구지역 취수원 지점으로부터 상류 4km 전부터 배가 다니는 수로와 취수원이 있는 수로를 나눈 이중수로를 건설하겠다고 했다”며 “이중수로를 어디부터 어디까지 건설하겠다는 것인지 그 구간을 밝히고 소요예산의 재원조달 계획을 밝혀라”고 압박했다.

박 전 대표측 이혜훈 의원은 "앞으로 경부 운하와 관련해 지적할 사안이 너무 많다. 운하 이외도 신혼 부부 집 한채 공약 등 이 전 시장의 무책임한 정책을 검증할 게 앞으로 10회에 걸쳐해도 모자란다"며 앞으로도 이 전 시장측에 대한 정책 검증 공세를 강화할 방침임을 분명히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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