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난을 국민에 알리고 고통분담 요구해야"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 "소시민으로 돌아가겠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오전 이임식을 생략하고 대신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이임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런 상황을 국민께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내년에 소득주도성장 성과가 나타나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청와대와 시각을 달리하는 것이다.
그는 또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용기는 실력이 뒷받침되는 자기중심(中心)이 서야 나온다. 논란과 비판이 있더라도 자기중심에서 나오는 소신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신대로 할 수 없을 때 그만두겠다는 것은 작은 용기"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바치는 헌신이야말로 큰 용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또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그간의 갈등에 대한 심경 토로로 해석된다.
그는 특히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라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시장은 스스로 사전 대비를 할 수 있고, 투자와 고용, 심지어는 위험부담에 대한 의사결정도 할 수 있다"며 정책에서 불확실성 제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정책의 출발점은 경제 상황과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이라며 "그 토대 위에서 일관되고 시장에서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1년 6개월간 우리 경제와 민생만 보고 일했다. 정부 내 의견 차이에 대한 이야기도 일부 있었지만, 제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준거 틀이었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이제 저는 평범한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가뿐한 행장(行裝)으로 떠난다. 제 인생의 또 다른 '유쾌한 반란'을 향해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임사 대신 정부종합청사 기자실을 찾아 가진 간담회에선 “나름대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여러 상황과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금년 하반기 들어 가슴에 숯검정을 안고 사는 것처럼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며 고용 악화를 최대 실책으로 자인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선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가겠다”며 “특별하게 계획하는 것도 없다”고 답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제가 문재인정부 초대 부총리”라며 선을 그었다.
김 부총리는 재임 1년 반동안 소득주도성장을 주도한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 사사건건 충돌, 문 대통령은 결국 두사람을 모두 경질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서울집값 폭등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려 할 때 경기 악화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건 것이 결정적 경질사유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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