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MB, 실속없이 족보나 붙들고 있지 마라"
"'서울'이란 출생지 붙은 선언문에 집착하지 말아야"
송희영 주간은 이날자 칼럼을 통해 이같이 조언하며 "가족에게 먹을 것, 입을 것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후손(後孫)일수록 실속 없이 족보(族譜)나 붙들고 있는 법"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G20 서울회담에서 대통령-총리들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월드달러 덩어리가 커질수록 파괴력이 더 무서운 대량살상무기로 돌변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2008년 이후 큰 판세를 보면 폭탄 버스는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떠밀려가고 있다. 미국·일본·유럽은 제로(0)금리에 돈을 찍어내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브라질·중국·호주·동남아로 폭탄을 퍼내며 공기 압축기로 음식을 식도에 강제 주입하는 모양새"라며 최근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G7, G20 모임은 밤샘 협상으로 선언문 작성 과정이 긴박해 보일 뿐, 어차피 어떤 나라도 거부하지 않는 문장(文章)으로 합의하는 선에서 끝나곤 한다"며 "더군다나 구속력 없는 합의문서에 얽매여 가던 길을 바꾸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통령-총리 모임이 종종 선언문 작성 행사로 추락하자 한때 합의문대로 정책을 펴는지 감시하는 기구까지 만들었다. 그것마저 허탕으로 끝나곤 했다"며 "선언문의 약속 지키자고 경제가 지옥으로 돌진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국가 지도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한국이야말로 실용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선진국에서 밀어내는 '폭탄버스'를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며 "1998년 이후 10년 동안 외화 자금이 2200억달러나 몰려왔을 때 정부는 멍하게 구경했다. 아니, 한국 경제를 평가하는 축포(祝砲)라고 즐거워했다. 2008년 가을 그중 700억달러가 넉 달 사이에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는 국가 부도 직전의 위기까지 치달았다"며 MB집권 초기때 환란을 상기시켰다.
그는 또 "눈치 없이 편드는 일도 없어야 한다"며 "경주 선언문 협상 때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적자 폭을 경제규모(GDP)의 4% 선에서 억제하자는 주장을 미국과 함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중국과 독일, 신흥국들이 눈총을 주는데도 미국 쪽에 섰다. 흑자폭이 5.1%인 나라가 미국과 똑같은 논리를 펴면 어느 나라가 박수치겠는가"라며 이 대통령의 '미국 편들기'를 힐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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