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개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
"워터게이트 젖혀두고 G20 대서특필? 과연 언론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상돈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요즘 세상은 미국 영화 <웩 더 독(Wag the Dog)>을 연상시킨다. 섹스 스캔들로 인해 재선에 실패할 것을 우려한 대통령이 ‘가짜 전쟁’을 일으켜서 미디어의 관심을 돌려 위기를 탈출하려는 모습을 그린 이 정치풍자 영화의 타이틀은 ‘개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다. 대포폰 사건에 뒤이어 터진 검찰의 느닷없는 청목회 후원금 수사에서 그런 냄새를 지울 수 없다. 뜬금없이 들먹이는 개헌도 4대강 같은 실정을 덮기 위한 ‘가짜 전쟁’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법사찰 배후가 청와대가 아니냐는 의혹을 결정적으로 증폭시킨 '대포폰' 파동과 관련, "대포폰’이니 ‘대포차’니 하는 명칭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것은 조폭이나 쓰는 줄 알았다"라고 힐난한 뒤, "‘대포폰’ 사건은 현 정권의 ‘정직한 생얼굴’을 잘 보여주고 있는 ‘리얼리티 쇼’"라고 질타했다.
그는 "덕분에 이명박 정권은 ‘병역면제 정권’ ‘위장전입 정권’에 이어 ‘대포 정권’이란 별명을 하나 더 얻게 됐다"며 "이런 소리를 들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 이 정권의 속성이니, 이를 ‘후안무치 정권’으로 규정한 명진 스님의 표현이 가슴에 와 닿는다"며 거듭 MB정권을 질타했다.
그는 또한 "‘대포폰’ 사건은 닉슨 대통령을 사임으로 몰아간 워터게이트 사건과 흡사하다"며 "1972년 6월,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건물에 자리 잡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침입했던 괴한들이 경찰에 체포됨으로써 시작된 이 사건은 그 배후에 백악관 보좌관들이 있었고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받고 은폐를 지시했음이 드러나 결국 닉슨은 사임하고 말았다. 정적(政敵)을 사찰하려던 시도가 결국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이라며 대포폰 파동을 '한국판 워터게이트'로 거듭 규정했다.
그는 더 나아가 "‘대포폰 게이트’는 검찰이 은폐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는 점에서 워터게이트보다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하지만 스폰서니 뭐니 하는 추잡한 스캔들로 얼룩져서 갈 데까지 간 한국 검찰에 ‘대포폰 은폐 의혹’은 별 일도 아닐 것"이라며 "언론은 또 어떠한가. 워터게이트보다 더 심각한 권력남용 사건은 젖혀 두고 주요 20개국(G20) 행사장의 도자기 교체를 더 크게 보도하는 방송과 신문을 과연 언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이라고 언론에 대해 따가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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