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재개발 공사를 따내기 위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정비사업체)에 뇌물 16억여원을 건넨 국내 10위권내 건설사를 포함해 대형 건설사 3곳을 수사중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정비사업체가 서울 상계지역 외에도 부천, 파주 등 수도권 20여곳에서 정비사업체로 선정된 사실을 확인하고 건설사의 '재개발 수주 뇌물 공세'가 더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의정부지검은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건설사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A정비사업체 김모(46) 대표 등 임직원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이 건설사로부터 돈을 받기 위해 만들어 사실상 김 대표가 관리해 오던 B업체 김모(26)씨 등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 운영자 3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김 대표를 주축으로 지난해 "서울지역 재개발 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라며 C건설사 등 대형 건설사 3곳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16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C건설사는 국내 10대 건설사중 한 곳이다.

뇌물 16억원 가운데는 B업체 운영자 김씨가 지난해 2월과 4월 서울의 한 재개발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C건설사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받은 4억4천만원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비사업체와 시공사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재개발조합장 1명을 구속해 조사하고 있으며, 대형 건설사 3곳을 압수수색해 또 다른 재개발 공사를 뇌물을 주고 수주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정비사업체는 재개발사업 시행사인 추진위원회나 조합의 위임을 받아 사업성 검토, 설계자와 시공사 선정에 관한 업무 지원 등을 대행하는 업체로, 행정기관의 주택담당 공무원과 같은 직무를 수행, 시공사 선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공사로부터 직접 돈을 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비사업체는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여러 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라며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위한 뇌물수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