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노미' 급확산, 1년4개월래 최대 폭락
재건축 거품론, 뉴타운 무더기입주, 금리인상 임박...악재 가득
3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금주 정례조사결과 강남권 일대 재건축 아파트값의 급락으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이 -0.95%를 기록, 2008년 12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구별로는 특히 강남구의 재건축이 무려 -2.10%이라는 폭락적 장세를 보였고 송파구(-0.65%), 서초구(-0.40%) 등 여타 강남권도 맥을 못 췄다. 이어 강동구(-0.35%), 강서구(-0.03%) 등도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재건축 폭락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값은 -0.23% 추가 하락하면서 전주보다 낙폭을 배로 키우는 등 분위기가 심상찮다. 서울의 경우 25개 구 가운데 영등포구와 중랑구를 제외한 23개 구의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했다.
'강남발 거품 파열'은 수도권 전역으로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신도시 아파트값은 금주 들어 -0.22%를 기록하며 1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버블세븐지역도 마찬가지 하락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강남발 재건축 폭락'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 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29일 <재건축투자, 황금알 낳는 거위인가>란 글을 통해 "재건축시장이 하향세를 보이는 주요 원인은 현재 시세가 이미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어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또 안전진단을 통과한다고 해도 사업추진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 초기투자금액이 너무 커서 보통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진입장벽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신축아파트와 주변 아파트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져 투자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예로 들어 "재건축 투자성을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용적률 250%를 적용하면 신축 배정 면적에 관계없이 투자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로 산출된다"며 최대 14.2%의 손실을 예상한 뒤, "새 아파트 배정 평형 변동성, 소형의무비율 등을 고려한다면 실제 예상 가능한 수익률은 시뮬레이션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재건축 아파트가 떨어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워낙 거품이 많아 투자해봤자 도리어 손해를 볼 것이라는 의미다.
이와 함께 강북 등에서 무더기로 진행된 뉴타운 사업이 끝나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면서 아파트값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김미선 애널리스트는 <뉴타운 입주로 강북권 매매 스톱>이란 글을 통해 5~7월에 강북-성북구에서만 7천745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음을 지적한 뒤, "경기침제와 보금자리 영향으로 예년보다 매수세가 크게 준 데다 뉴타운지역에서 대규모 단지들이 입주를 앞두고 있어 기존 아파트 매물이 쌓여가는 모습"이라며 "매수 문의가 끊겨 시세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투기적 수요로 형성된 엄청난 재건축 아파트 거품, 무차별적 뉴타운 사업에 의한 과잉공급과 계속되는 보금자리 주택 공급, 그리고 금리인상 예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부동산 불패신화'가 종언을 고하기 시작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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