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 최대격전지인 경남 양산에 범여권 후보들이 앞다퉈 출마선언을 하면서 점입가경 양상을 띄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당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마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히며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양수 전 의원 등 여권인사들외에 친박연대 엄호성 정책위의장까지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참여정부때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낸 송인배씨가 출사표를 던져, 범여권 분열속에 어부지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5일 <국제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33%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4일 부산시의회 기자실을 방문해 출마를 선언했다. 유 연구원은 "17, 18대 총선에서 양산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낙하산'들이 내려와 양산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며 "한나라당 공천에 연연하지 않고 승부에 나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나를) 공천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지난 4월 국회의원 재선거 등에서의 (한나라당 공천을) 볼 때 정상적인 시스템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원은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복당을 신청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양산지역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지난 13일 오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특강을 가진 김형오 의장을 수행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각오인데 안 믿어주는 분위기가 있어 지난 주말 의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며 "지난 총선처럼 한나라당 공천만 바라보는 일은 없고, 정치인생을 총결산한다는 각오로 이번에 끝장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박희태 대표는 15일 부산에서 열린 한나라당 부산시당 국정보고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이 묘하게 돼 있어서 아직은 양산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라며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더 나아가 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부산지검에 3차례나 근무했는데 당시에는 양산도 부산지검 담당이었고, 부산에 있었지만 양산까지 관장했던 군수사령부에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노 송인배 전 비서관의 맞짱대결 선언에 대해서도 "한 분은 서거했는데 그런 대결이 되겠느냐. 그런 구도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성도 크지 않은 것 같다”고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친박연대의 엄호성 정책위의장도 양산 출마를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자칫 양산 선거에서 5파전이 펼쳐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는 등 양산 대전은 말 그대로 대접전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처럼 양산 재보선이 범여권 극한 분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박 대표가 낙선할 경우 당이 입게될 타격을 우려해 박 대표 출마에 부정적 기류도 읽히고 있으나, 박 대표의 출마 의지가 워낙 강해 쉽게 조정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 부산 해운대 아르피나에서 열린 한나라당 부산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박희태 당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