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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많은 나라, 물가 10% 넘기 시작"

"위기 순간 극복정책 쓰지 않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최근 전세계적 물가 폭등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정부는 이런 위기상황을 그저 순간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그러한 정책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산동성 진출기업인 초청 리셉션에서 "지금 이 고통이, 1년 갈 고통이 2년 가더라도 10년, 20년 후에 우리 경제가 튼튼해질 수 있는 정책을 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많은 나라들이 이미 물가는 다 10%가 넘기 시작했고 실업률도 올라가고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해, 우리나라의 하반기 물가 폭등을 예고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는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 기업들이 열심히 투자하고 해서 견디고 있지만 세계기업환경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불가항력적 요소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대통령 혼자도 극복할 수 없다. 정부의 힘만으로도 극복할 수 없다. 국민 모두가 함께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름값이 올라가면 일본같이 30년 전 1차 오일쇼크 때부터 준비해온 나라는 우리보다 충격이 적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그 충격에서 벗어나서 그냥 그대로 체질개선을 못하고 왔다. 지금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그래도 우리는 극복하고 이겨야 한다"고 과거 정책의 잘못을 비판했다.

그는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러기 위해선 국민 모두가 합쳐서 기름을 절약할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10% 절약하면 우리가 연간 9억 배럴을 쓰니까 1년에 1천4백억불~1천5백억불 정도 원유수입에 들어가는데, 10% 절약하면 1백50억불을 절약하는 것이고, 20% 절감하면 3백억불이 되는 것이다. 국민도 절약하고 기업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장기적 방안으로 "석유가 많이 드는 산업구조에서 석유가 적게 드는 산업구조로 바꿔가야 하고, 건물이나 공장을 짓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며 "일본은 그렇게 해서 1975년에 수입총량보다 석유가 20% 줄었다. 그런데 우리는 GDP에 비례해 에너지 소비가 계속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지방자치단체도 청사 짓는 것 보면 그냥 로비와 천장이 뻥뻥 뚫어져 있다"며 "세계 어느 곳에 가도 국가 전체가 그렇게 돼 있는 곳이 없다. 이런 식으로 지난 날을 지냈고 그런데 어느 누구도 경고하지 않았다"고 과거의 잘못을 거듭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을 둘러본 자리에서도 "돈을 얼마나 절약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철근 구조물로 만들었으니 건축비도 많이 줄었을 것이다. 화려한 것보다 보기가 더 좋다"고 말했다.

이에 이날 소개를 맡은 천깡 베이징시 부시장은 "외국의 다른 분들은 왜 장식을 안 붙였냐고 묻던데 평가가 다르신 것 같다"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비용을 줄이고 튼튼한 것이 중요하다. 북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한다"고 말하며 비용절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정부는 세계를 다니면서 자원외교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자원확보를 위한 여러가지 대책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 순수하게 제가 다시 자원만 가진 나라에 계획대로 방문하게 되면 상당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아마 국민들께서 '야 언제 그렇게 자원확보가 되어 있느냐' 할 정도로 가스나 석유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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