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4일 자사고 재지정 취소대상 8개교 발표후 "저의 모교(중앙고)도 지정취소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인간적으로 서명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오후 서울시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에서 이같 밝힌 뒤, "제 모교는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도심 공동화 현상도 막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평가결과에 대해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모교에 메스를 대는 아픔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로 이어지는 고교서열화가 지난 40년간 변질해버린 고교평준화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똑같은 출발선상에서 동등한 자율성을 갖고 경쟁하는 상향평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부모들이 자사고에서 기대하는 것을 일반고에서 온전히 최대한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결국은 모든 교육주체를 피해자로 만드는 대학서열화 및 학벌사회를 타개하기 위한 근원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재지정 취소가 된다고 해서 학교 수명이 끝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번 8개 학교는 지난 5년간 수평적 공교육 체계에서 벗어나 자사고로서의 특별한 실험을 마치고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라며 재지정 취소에 강력 반발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부심했다.

그는 해당 학교들에 대해선 "자사고들이 이전부터 유지해왔던 명문 사학의 역사와 전통을 일반고 틀안에서 실현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권한 주체 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자사고 존폐 문제를 정치권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중요한 의제로 삼아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와 새누리당이 자사고 지정 취소에 강력 반대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