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전 우리법연구회장은 20일 대한변호사협회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무죄선고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 "원래 대한변협은 인권옹호, 사법부 독립의 방파제, 이런 빛나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게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전 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도대체 누구의 머리 속에서 나왔는지 궁금할 뿐"이라며 이같이 힐난했다.

그는 또 보수진영의 색깔 공세에 대해서도 "빨간색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모두 빨갛게 보인다"며 "최근에 우리법 홈페이지를 보니까 거기에서도 공개를 요청하는 기존의 요청에 대해서 얼마든지 가입할 수 있도록 공개를 허용하는 그런 문구가 있을 뿐이지, 특별히 어떤 좌편향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우리법연구회 해체를 압박하는 데 대해서도 "학문의 자유와 사법부 독립을 규정한 헌법질서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예를 들어 누군가 한나라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한나라당을 해체하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바로 헌법질서를 침해하는 것이 될 것이다. 서로 입장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지켜야 될 최소한의 금도가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사법부는 과거에도 조작간첩사건이라든지, 정치적인 사건에서 정치권에 흔들린 사례들이 많이 있었다"며 "특히 상층부에서는 거기에 흔들려서 어떻게 보면 정권의 시녀다, 이런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그 밑바탕에 젊은 판사들을 중심으로 흐르는 사법부 독립을 지키려는 전통이 있었다"며 보수진영 압박에 사법부가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