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원들, 사법부에 '색깔 융단폭격'
법원행정처장 "이런 식으로 판결에 영향 줘서야"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대법원 현안보고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되는 문제들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어서 보고 드리는 데 한계가 있음을 양해해달라"며 말했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그러자 "처장은 지금 뭘 가지고 나온 거냐"라며 "대법원이 언론에 대해서는 입장을 발표하고도 국회에서는 발표를 하지 못하겠다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고성을 질렀다. 주 의원은 이어 "참여정부 때 뿌려놓은 씨가 싹이 열려 꽃을 핀 게 아니라 잡초가 된 것이고 잡초는 원래 무성한 것"이라며, 박시환 대법관을 좌편향 판사들의 배후로 지목한 뒤 "박 대법관은 재야에 있으면서 연간 20억 정도 벌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같은 당 이주영 의원도 "우리법 연구회가 법원 내에서 정치권력 세력화하는 것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며 "법원에서 무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이들의 세력화 행동은 실제화되고 이들의 이념적 정치적 성향에 법원이 완전 편향되게 된다"고 색깔공세에 가세했다.
최병국 의원 역시 "사법부가 재판의 독립이라는 전가의 보도 뒤에 숨어 안하무인 격으로 행동했다"며 "이런 오만방자한 태도 때문에 이같은 판결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일환 처장은 한나라당의 비난공세에 대해 "법관 신분이 아무리 독립됐다고 해도 항소심이 열리기도 전에 과연 국회 법사위에서 이런 논란이 벌어질 때 판결담당 법관이 아무 영향을 받지않고 하느님 같은 지위에서 항소심을 진행할 수 있겠는가"라며 "입법부에서 이런 법원 판결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것 자체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반격을 가했다. 그는 "법정에서 정식 재판 절차에서 다시 한 번 더 가려야할 것이지, 의사당에서 가릴 것이 아니다"라며 의회의 사법권 침해를 꾸짖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재판결과에 대해 권력을 가진 집권여당으로부터 이렇게 뭇매를 받은 역사가 있나?"라며 "재판결과를 가지고 권력을 가진 검찰과 정부여당에서 지나치게 비판하는 것은 금도를 넘었다"고 여당을 질타했다.
그는 "공중부양죄가 법조문에 있나?"라고 반문한 뒤, "검찰이 재판결과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고등법원에 항소하면 되는 거다. 그리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도 있다. 재판결과에 대해 정치권이 간섭한다고 하면, 앞으로 재판장이 재판하겠나? 차라리 집권여당에 '어떻게 재판할까요' 하고 묻는 게 적당하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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