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이러니, '거짓말 정부' 소리 듣지"
친이 "말 가려해라", 정종환 "안 만났다는 게 아니라..."
박 전 대표의 복심인 유정복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해양부 예산심의 질의에 앞서 정종환 국토부장관에게 문제 보도를 거론한 뒤 "이 상황에 대해 조속하게 파악해 과연 해당발언을 한 공무원이 누구이며, 발언 진위가 어떤 것인지, 공무원으로서 망각한 발언과 행위가 있었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오후 회의 전까지 보고하라"고 발언자 색출을 요구했고, 정 장관은 이에 "알겠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오후 회의가 재개되자 정 장관에게 결과를 물었고, 정 장관은 이에 "즉시 여러가지를 확인해보니 (세종시) 기획단 관계자 어느 누구도 이장무 서울대 총장이나 박근혜 전 대표를 비난한 사실이 전혀없다고 한다"며 "또 총리실에서 즉각 보도해명자료도 배포했다고 파악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그러자 즉각 "전혀 잘못 파악하고 있다"며 "어느 기획단, 어느 공무원도 기자들과 어제 오찬을 한적 없다고 확인했다고 답했는데, 이러니 이 정부가 계속 거짓말을 하고, 도덕성에 문제가 생기고... 더 큰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유 의원은 이어 "어느 공직자가 어느 상황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다시 확인해 말씀해 주길 바란다"고 정 장관에게 재조사를 요구했다.
이때 친이계 핵심 이병석 국토해양위 위원장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유정복 의원, 지금 정부에 대해 거짓말 한다, 거짓말 한다 그랬는데, 그럴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말씀을 좀 살펴달라"며 "확정이 안된 부분인데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조금 빠르지 않나?"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유 의원은 "(고위공무원이 기자들하고) 만난 것 자체가 전혀 없다고 말하지 않나?"라며 목소리를 높이며 파악한 '확증 자료'를 갖고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친박진영은 자체조사 결과, 세종시기획단의 모 간부가 최근 일부 기자들과 문제의 오찬을 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정 장관은 긴장한듯 "만난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런 발언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라고 서둘러 말을 바꾸었다.
충돌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질의에서도 발생했다.
유 의원은 "내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한쪽에 사업비를 많이 넣으면 다른 사업은 불가피하게 차질을 빚는다는 것은 사실 아니냐?"며 자신의 지역구 사업인 김포 신도시 문제를 예로 들어 "도로 구축 등 여러 SOC 사업이 불가피하게 차질을 빚고 있는 걸 내가 실무자들에게 확인을 했다. 4대강 사업에만 (예산을) 집중하면 되겠나? 4대강 사업 한쪽에만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자했을 때 예산 차질이 빚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정 장관은 이에 "동의할 수 없다"며 "국책사업은 하나하나 반영여부를 확인해 보고 검토하는거지, 무조건 4대강 때문에 (다른 사업비를) 줄였다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유 의원도 물러서지 않고 "국토부에서 좀 균형감각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맞받으며 질의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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