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촌스러운, 참으로 촌스러운 정권"
"한쪽 날개로 퍼덕거리는 촌스러운 정권 만들려 해"
홍 의원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미니 홈피에 올린 <촌스러운, 참으로 촌스러운>이란 글을 통해 우선 남북 비밀접촉 논란과 관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물밑접촉의 우리측 밀사가 누구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온통 난리법석"이라며 "단절되었던 남북대화가 물밑에서라도 이뤄지고 있다면 다행스런 일이지 누가 밀사였는지가 왜 그리 중요한지... 전 오히려 왜 물밑접촉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밀담의 보안이 지켜지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정부가 왜 '촌스럽게' 만남의 비밀을 흘리며 새로운 불신의 벽을 쌓아가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북한에 옥수수 1만톤을 지원키로 한 데 대해서도 "동남아 각국에 대한 개발원조를 대폭 증대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합니다. 그러나 이어 북한에 옥수수 1만 톤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뉴스가 전해집니다"라며 "80만 톤의 쌀이 부족한 북한에게 1만 톤의 옥수수라...인도적 지원을 정치와 연계하는 정부의 '촌스러움'이 압권입니다. 식량 지원의 전제는 분배의 투명성으로 족합니다. 1만 톤을 주면 원칙을 지키는 것이고 5만 톤을 주면 위협에 굴복하는 것입니까?"라고 개탄했다.
그는 더 나아가 김제동-손석희 하차 파문을 거론하며 "최근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오락과 토론 프로의 진행자들이 제 자리를 떠나야 했습니다"라며 "나를 비판하고 반대파를 옹호하는 이들을 남김 없이 내치고 자를 수 있다면 잠시나마 통쾌할 수 있겠지요. 아니 내 손에 피를 묻힐 필요도 없이 주변에서 알아서 쳐 준다면 금상첨화일까요? 절대적으로 부패할 권력을 만들려면 그렇게 해야지요. 한 쪽 날개로 퍼덕거리는 '촌스러운' 정권을 만들려면 그렇게 해야지요"라고 힐난했다.
그는 또한 "가공할 스피드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며 이제 아시아의 맹주 자리까지 넘보는 대한민국의 위용에 무한한 긍지를 느끼는 요즘"이라면서도 "그러나 화려한 겉옷 아래 감춰진 속옷이 아직 너무 촌스럽습니다. 대화와 소통에 서투르고 이해와 포용에 인색한 몸짓으로 대립의 불씨를 살리고 비판의 싹을 키워갑니다. 게다가 호가호위 하는 이들과 알아서 기는 이들이 간신히 세운 초가삼간마저 불태우려 합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과잉충성을 개탄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반대편의 이들도 세련되지 못합니다. 대결의 수단도, 비판의 어투도 어색하고 투박합니다"라고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기형적으로 커져버린 좌우, 동서, 남북의 날개 대신 튼튼한 몸통을 만들려면 누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까요? 아직 우리 사회엔 '촌스러운' 권력이 많습니다. 패장의 덕아웃을 찾아가 먼저 절하는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권력이 많습니다"라며 거듭 현정권의 협량(狹量)을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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