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주류신문은 盧 가해자 아닌 피해자"
<조갑제닷컴> "용기 있는 칼럼, 보수신문들이 정상으로 돌아오길"
황 논설실장은 이날자 기명칼럼 <로무혀니즘의 불확실한 미래>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장 7일 만에 ‘피의자’에서 ‘순교자’로 바뀐 듯하다"며 "하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담담함’ 또는 ‘비판적’ 반응을 내보이는 사람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황 실장은 이어 "애도 분위기에 편승해 ‘정치검찰, MB, 메이저 신문이 고인을 정치적으로 타살했다’는 주장이 나온다"며 "노 전 대통령이 알았든 몰랐든 640만 달러를 받은 사람은 결국 아내와 아들이라는 점에서 법적 도의적 책임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의미한 가정법이고 결과론이지만 검찰이 구속이든 불구속이든 그를 빨리 재판에 회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검찰이 사법적 결정을 미루고 질질 끌다가 법정에서 진실이 규명될 기회를 영영 놓치고 말았다"며 "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에게 애초부터 도급(都給) 수사를 맡길 일이 아니었다"며 기소를 머뭇거린 임채진 검찰총장을 주책임자로 규정했다.
그는 '언론책임론'에 대해서도 "정확히 말하자면 주류 신문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이다"며 "그는 5년 동안 정부기구와 홍위병 단체들을 동원해 비판 언론을 고사시키려고 했다. 신문을 향해 저주의 말을 퍼붓거나 이미지를 훼손하는 발언을 일삼았다.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사양길에 든 제4부를 살려내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쏟아 붓는 터에, 그는 자유언론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던지, 사감(私感)이 깊었던지, 신문을 짓밟고 기자실을 대못질해 취재를 방해했다. 고인이 종내 신문과 화해하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간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레이거니즘, 대처리즘처럼 ‘노무현’의 영어 표기에 ‘이즘’을 붙이면 로무혀니즘(Rohmoohyunism)이 된다"며 "로무혀니즘이 이상(理想)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아이콘(icon)이 되기에는 강점과 함께 약점도 많고 한계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그는 집권 기간 수많은 안티(anti)를 만들어냈다. 정제되지 않은 언행, 대한민국 현대사를 불의가 득세한 역사로 보는 인식, 실용과는 거리가 먼 좌향좌, 노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적대행위…"이라며 "그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려는 사람들도 그를 갈등과 분열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서는 어떤 일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단언으로 글을 끝맺었다.
그의 칼럼에 대해 <조갑제닷컴>은 이날 <동아 황호택 실장의 용기 있는 칼럼>이란 기사를 통해 "명(名)사회부 기자 출신인 동아일보의 황호택 논설실장이 뼈 있는 칼럼을 썼다"고 극찬한 뒤, "이 글이, 한동안 위축되었던 보수신문들이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신호탄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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