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23일 당대표 경선 후보 캠프 개소식에서 "정몽준 의원에게 박수는 쳤으나 마음은 어딨는지 다 안다"며 뼈있는 농을 던졌다.

박 전 부의장은 이 날 오후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캠프 사무실 개소식 인사말 도중 등장한 정몽준 의원에게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지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 이렇게 네 탕 씩, (개소식을) 하는 의원님들이 많다"며 이 날 자신에 앞서 정몽준, 허태열, 김성조 의원이 캠프 개소식을 가진 것을 가리킨 뒤 "그런데 이렇게 9회 말까지 잘 챙겨줘 감사하다. 내가 따져보니 4번 타자다. 홈런을 쳐야하는데..."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집안이 조용해야 한다"며 "집안의 싸움 소리가 집밖까지 들리면 저 집 좋다는 소리 나오겠느냐. 나는 타고난 체질이 화합형이라고들 한다. 당에서 아름다운 화음이 들리도록 하겠다"고 화합형 대표론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청와대를 끌고 가는 정치가 돼야 한다"며 "그 중요한 역할은 민심의 바다 속에 있는 당이 해야 한다. 청와대 말만 듣는 것은 여당도 아니고 정당이 아니다"라고 자신이 이명박계가 천거하는 관리형 대표라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했다.

이 날 개소식에는 이윤성, 정몽준, 박순자, 전재희 축사에 나섰지만 최병국 의원만이 유일하게 박 전 부의장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최 의원은 "박희태 전 부의장이 대표가 돼야 한다는 확신을 난 가지고 있다"며 "대학 새내기 때 정치학 개론을 들을 당시 교수님이 정치는 통합과 화합의 기술이라고 했다. 역사상 젊고 유능한 과학자는 많으나 젊고 유능한 정치인은 없다고 한다. 정치가 경험의 철학이자 과학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박 전 부의장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고 박 전 부의장의 연륜을 높이샀다.

개소식에 뒤늦게 참석한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의 새로운 힘과 활력을 위하여, 박희태 전 부의장님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자청했다.

이 날 개소식은 앞서 열린 정몽준, 허태열 후보 캠프 개소식보다는 참석 현역의원과 열기 면에서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참석자 명단.

강승규, 손숙미, 차명진, 나경원, 박진, 조진형, 진영, 안형환, 원희룡, 박순자, 김정권, 정몽준, 허태열, 이계진, 김성조, 서병수, 김학원, 전재희, 안상수, 현경병, 김충환, 이윤성, 권택기, 김기현, 이정선, 정미경, 고승덕, 장광근, 박영아, 최병국, 전여옥, 공성진, 이애주, 정옥임, 윤상현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