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숨진 이태원 참사 소방대원 생각하니 마음 미어져"
"집단적 트라우마 치유 위해 국가가 책임있게 나서겠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참사 이후 트라우마로 인해 열두 차례에 걸쳐 심리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무거운 짐을 이겨내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국가적, 집단적 트라우마를 온전히 마주하고 치유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안전망과 심리 지원체계를 충분히 구축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이를 개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로 치부해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고립된 채 방치되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트라우마는 더 깊어지고 장기화되어 공동체 전체를 위협할 수밖에 없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공동의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며, 힘을 모아 회복에 나서야 합니다. 연대와 화합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난, 대형 사고 등으로 인한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는 피해자와 유가족뿐만 아니라 구조대원과 관계자 모두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이 후유증이 사회 전반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있게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상 규명도 철저히 해나가겠다. 참사의 원인과 과정을 성찰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법적 안전망을 강화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고 깊은 슬픔 속에 계신 유가족분들께도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대원으로 현장 지원을 나갔던 30대 소방대원 A씨는 참사 이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10일 지인과 친구들에게 '미안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가 이날 오후 12시30분쯤 경기 시흥 금이동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교각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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