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세사기 피해자 세번째 극단선택. "경매 중단하라"

심상정 "인천 미추홀구 피해자 5천명. 이것으로 그치지 않을 것"

2023-04-17 13: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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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과 관련해 깡통전세 경매중지 등 정부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14일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에서 활동하던 깡통전세 피해자가 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따른 기자회견이었다. 지난 2월에 이은 두번째 극단적 선택이었다.

그러나 기자 회견을 한 직후 전세사기 피해자의 세번째 극단적 선택 소식이 들려왔다. 30대 여성 직장인인 세번째 피해자는 전세보증금이 9천만원이어서, 보증금이 8천만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 2천7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보증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태였다.

심 의원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깡통전세는 정부정책의 실패로 비롯된 것이고 그 피해규모가 매우 광벙위하다. 한마디로 사회적 참사다. 벌써 두 명이나 삶을 포기하고 있다"며 "지금도 죽을 만큼 괴로운 심정으로 하루를 버티는 피해자가 수도 없이 많다. 미추홀구대책위에 의하면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만 3천 가구, 5천 명이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한 두번째 피해자에 대해 "이제 막 20대 후반에 들어선 고인은 집안사정으로 일찍부터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고인은 인천 남동공단에서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으로 2019년 당시 6천800만원의 연립주택 전세금을 장만했고, 그 집에서 살았던 2년을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기억했다고 한다"며 "그렇게 성실하게 꿈을 키워온 청년인데, 죽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는 보도를 접하며 너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전세사기꾼 잡아 넣는다고 요란법석은 떨었지만 정작 그보다 더 중요한 피해자 대책은 제대로 내놓은 것이 없다. 전세피해지원센터, 안심전세앱, 대출지원등 피해자들에겐 모두 실효성 없는 것들 뿐"이라며 "미추홀구 피해대책위는 더 이상 사람 죽이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경매로 인해 집에서 쫓겨나는 것을 막아달라고 했다. 정부가 경매중지 행정명령 등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정부를 질타했다.

그는 "깡통전세야말로, 지금 국토교통부가, 아니 윤석열 정부가 가장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민생문제"라면서 "사기꾼 잡아넣는 건 경찰과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더 이상 죽음을 방조하지 말고 당장 피해 지원대책을 내놓기 바란다"며 4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정부는 지금 당장, 전세사기로 수사 중인 주택에 대해서만이라도 경매중지 행정명령을 내려야 한다. 채권자인 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관련 공공기관과 협의하여 경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둘째, "정부는 피해자들이 경매를 통해 집을 살 수 있도록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경매낙찰금에 대해서도 저리대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셋째, "또한 공공이 채권 매입을 통해 피해를 선 보상하고, 후에 구상권 청구 등을 통해 비용을 회수해야 한다"고 했다.

넷째, "더불어 깡통전세의 현황과 피해, 향후 예측 전망과 관련된 기본적인 실태조사도 실시해야 한다"며 "구토부에 여러차례 문의했지만, 이런 기본 통계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야에 대해서도 "싸울 때 싸우더라도 긴급한 민생 입법은 함께 처리하자. 깡통전세 관련 입법을 초당적으로 신속하게 통과시키자"고 호소했다.

세번째 전세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이 알려지자 이날 국토교통부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회의에서 "정부의 노력에도 전세사기로 안타까운 일이 연달아 발생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원재 국토 1차관에게 인천 미추홀구를 직접 찾아가 피해 현황을 알아보고, 정부가 도울 사항이 없는지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인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지난 14일 정부청사앞에서 전세사기 주택 경매 중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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