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무역전쟁 공포'에 코스피 55p 급락
트럼프 "중국 더 고통받아야"에 한국 등 아시아 증시 급락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기관의 매물 폭탄에 전 거래일보다 55.61포인트(2.57%) 급락한 2,106.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작년 3월 10일(2,097.35)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는 장중에 2,1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지난 1월 29일 코스피가 2607.10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근 9개월 사이에 500포인트(-19.22%)나 폭락한 셈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21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나흘째 매도 행진이다.
기관도 2천854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외국인과 동조했고, 개인만 6천844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주가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커, 25.15포인트(3.38%) 급락한 719.00에 거래를 마치며 720선이 깨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천14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천16억원, 기관은 1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주식 매도에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급등한 1137.6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요동치기란 마찬가지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604.04포인트(2.67%) 급락한 22,010.78에 거래를 마치며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만 가권지수 역시 199.08포인트(2.00%) 떨어진 9775.20에 장을 마치며,18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중국 상하이 증시도 정부의 잇딴 증시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2.26% 하락 마감했다.
이날 주가 급락의 주범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3명의 소식통 말을 빌은 미국 유력 인터넷매체인 <악시오스(Axios)>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관세부과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믿고 있으며,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매긴 관세로 중국이 더 고통받기를 원한다.
트럼프는 또한 관세부과 조치를 오래 할수록, 자신이 더 많은 지렛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트럼프는 대중 관세부과 조치가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을 가져왔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강하고 그들(중국)은 약하다"며 대중 압박을 더 할수록 더 좋은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트럼프 팀은 오는 11월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기로 잠정합의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 정상회담에도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요컨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전쟁은 이제 겨우 '시작 중의 시작' 단계라는 것.
<악시오스>는 "모든 징후에 비춰볼 때 미중 무역전쟁은 이제 막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대한 중국 측 보복 관세 등 대중 관세조치의 역효과를 개인적으로 우려하는 걸 들어봤다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악시오스> 보도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 급락에 대한 견해> 보고서를 통해 "이날 주가 하락은 글로벌 군사적 긴장감과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관련 강경 발언에 따른 무역전쟁 공포의 극대화에 따른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으려면 공포감이 일정 부분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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