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리선권 직접 나선 것은 걱정해야 할 상황"
"美처럼 北 체면 세워주는 모양새 갖춰줘야"
정 전 장관은 이날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북쪽이 내놓는 입장표명은 성명, 그다음에 담화,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한 답변, 이런 식이라 이번 것이 급은 그렇게 높진 않은데 북쪽의 남북고위급회담 단장이 직접 나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리선권 위원장의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선 "자기가 단장으로 있는 고위급회담 같은 것을 못 하겠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되면 밑에 있는 실무적인 회담, 예를 들면 적십자회담이고 뭐고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가 됐다"며 "'엄중'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은 간단치 않다는 얘기인데, 이게 참……."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그러면서 "리선권도 사실은 군 출신이다. 그다음에 김영철도 군 출신"이라며 "그런데도 현역 군인들은 아마 판문점 선언을 보고 상당히 앞으로 자기네들이 긴장되는 일은 별로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한미연합훈련이) 이렇게 되니까 강하게 질책이 일어나고 저항이 일어났다, 내부적으로, 이렇게 읽혀지고, 그러다보니까 리선권으로서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맥스선더 훈련을 북한 반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어 "또 하나는 태영호 세미나 발표가 그들이 그야말로 목숨처럼 아끼는 최고 존엄, 김정은에 대한 비방내용이 있었던 것 같다.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거론했던 것 같은데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다, 이렇게 되면 이거는 판문점 선언의 조항을 위반하고 안 하고 하는 문제를 떠나서 그보다 더 큰 문제다. 북한의 정치문화에서는"이라며 태영호 전 공사 발언을 문제삼은 뒤, "두 가지를 지금 걸고들어 왔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게 남북 관계 관련해서 좋지 않은, 그야말로 장애물이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해법에 대해선 "그런데 김계관이 한마디 하니까 미국은 바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요? '절대로 리비아식아니다. 볼턴식 아니다. 트럼프 모델이다' 하는 식으로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아마 북한으로서는 미국도 이럴진대, 한마디 하니까, 남쪽이 여기에 대해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회담은 못한다는 식의 분위기가 조성되어 가고 있을 것 같다"며 "뭔가 우리가 앞으로 판문점선언까지 만든 남북관계를 잘 풀어나가려면 북쪽이 요구하기 때문에 들어주는 차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모양새는 갖춰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나아가 "아직도 F-22 스텔스 전폭기가 광주 비행장인지 군산 비행장에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훈련이 끝날 때까지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이거 나가라고 해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한미 간에 협의하면 된다. 미국은 우리가 극력 반대하거나 적극 요청하면 들어주는 겁니다, 동맹인데. 그러니까 좀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고 최소한 (북한의) 체면을 세워줘야지요. 미국이 저렇게 해 주는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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