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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한나라, 핵무장 반대는 노예근성 탓"

조갑제도 핵무장 주장. "살찐 돼지 한나라, 대선 필패"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2.13 합의에 대해 '부시의 배신'을 맹비난하며 독자적 핵무장을 주장한 데 이어,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핵무장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급격한 '한반도 냉전 해빙' 기류에 당혹한 <조선일보> 논객들이 앞다퉈 핵무장론을 주장하고 나서는 형국이다.

조갑제 "노무현, 국가적 자살 만방에 선언"

조씨는 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핵무장론과 노예근성'이란 글을 통해 핵무장 비판여론을 '노예근성'으로 규정한 뒤, 노무현 정부는 물론 핵무장 주장에 부정적인 보수논객들과 한나라당도 싸잡아 맹비난했다.

그는 우선 노무현 정부에 대해 "칼싸움을 하기로 하고 결투장에 나타난 두 사람중 한 사람이 갑자기 칼을 던지고 총을 잡았다고 하자. 다른 사람도 칼을 버리고 총을 잡든지 항복하든지 양자택일뿐"이라며 "노무현 정부는 총을 잡은 김정일 정권을 눈 앞에 두고도 총도 잡지 않고 굴복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상대가 총을 잡았는데도 '나는 총을 잡지 않겠다. 칼로 싸우겠다'고 말하는 것은 자살하겠다는 말이든지 항복하겠다는 말을 복잡하게 표현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적대국이 핵개발을 했는데도 자국이 핵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나라는 국가적 자살을 하겠다고 만방에 선언하는 꼴"이라며 "노무현 정부가 지금 이 짓을 하고 있다. '만약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장을 해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당방위 차원에서 합법적 절차를 거쳐 NPT에서 탈퇴하고 자체 핵개발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할 수 없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라 계모임이나 동창회 수준도 안된다"고 거듭 비난했다.

"우파-한나라, 핵무장 반대하는 건 노예근성 때문"

조씨는 이어 화살을 보수진영 및 한나라당 쪽으로 돌렸다.

그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당연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는 한국사회는 이 나라가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가 60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했구나 하는 절망감을 갖게 한다"며 "식민지 근성, 노예근성이란 '난 여기까지밖에 할 수 없어'라고 선을 그은 다음 체념하고 포기하는 마음이다. 당당하게 핵무장을 선언하는 것은 자유민의 특권이고 의무인데도 노예근성의 소유자들은 '우리가 그렇게 나오면 일본도, 미국도, 중국도 싫어할 터인데 그냥 참고 있지, 뭐'라고 단념해버린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머리 좋고 자칭 우파라고 말하는 식자(識者)들이 공기나 물처럼 당연한 자위적 핵무장 선언에 대해서 잘게 썰어낸 단편적 지식으로써 반론을 펴는 것을 자주 본다"며 핵무장에 반대하는 대다수 보수진영 지식인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인도가 핵개발을 하니 그 가난한 파키스탄도 했다. 이스라엘이 핵무장을 했기 때문에 이란도 하려고 한다. 브라질이 핵개발을 하려고 하니 아르헨티나도 핵개발에 나섰다가 쌍방이 포기했다"며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하니 일본의 자민당 간사장이 '우리도 핵무장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도 핵무장론을 말하는데 왜 우리만 그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가. 정부가 할 수 없다면 지도층 인사들이나 한나라당은 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 일본 우익의 '핵무장' 주장에 대한 이해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서서 싸우기보다는 앉아서 맞아죽는 길을 선택하려고 하는 '살찐 돼지' 같은 사람들에겐 자유와 번영이 사치"라며 "이런 식으로 좌익과의 싸움을 피하는 '살찐 돼지'류의 우파는 선거와 전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우파진영에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3.1절 보수집회에 참석해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에게 6.15 공동선언 폐기를 대선공약으로 내걸라고 주장한 조갑제씨. ⓒ김동현 기자


과거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득세한 것은 70년대 중반 미국의 월남전 패전 직후로, 당시 박정희 정권은 실제로 핵무장을 비밀리에 추진했었다. '박정희 신도'를 자처하는 조갑제씨 등이 앞다퉈 핵무장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들이 2.13합의후 급진전하는 한반도 냉전 해체에 내심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방증에 다름아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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