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북한 부상이 북-미 수교협상을 위해 2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한 가운데, 크리스토퍼 힐 미국무차관보가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는 물론 북한에 경수로 지원 의사까지 밝혀 북-미 관계가 급진전될 것임을 시사했다.
힐 "북한 테러지원국 문제 주요 의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북-미 관계정상화 논의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가 주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며 "실무(워킹)그룹에서 테러지원국 지정 이유로 돼있는 북한의 과거 관련 사건을 모두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시사했다.
그는 경수로 지원문제와 관련, "북한이 플루토늄을 갖고 있는 한 논의할 수 없다"면서도 "핵 폐기가 전제되면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최초로 경수로 지원 의사도 밝혔다.
그는 대북 에너지 지원에 대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원될 수 있다"는 종전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외교가에서는 5~6일 열리는 북-미 수교 실무회담에서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외에 평양과 워싱턴에 상호 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 등 북핵 해체 단계별 양국 관계정상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등 5~6일 북-미 뉴욕회담에서 북-미수교를 위한 전향적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주중 북한계좌 일부 동결 해제
이와 함께 뉴욕회담에 맞춰 BDA 북한 계좌 일부의 동결 해제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재무부 관리는 2일 "미국 정부가 조만간 상당한 규모의 북한 동결계좌에 대해 해제할 것"이며 "이르면 다음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천4백만 달러의 BDA 북한 계좌 중 최소 8백만 달러에서 1천2백만 달러가 해제될 준비가 됐다"고 구체적 액수를 거론하기도 했다.
김계관, 철저한 비공개 일정 속 뉴욕 도착
한편 김계관 북한외무성 부상은 이날 샌프란시스코를 출발, 뉴욕에 도착했다. 김 부상은 오는 5일부터 이틀간 힐 차관보와 북-미 관계정상화에 대해 회담을 갖는다. 김 부상의 힐 차관보 만나는 것을 제외한 모든 일정이 비공개에 붙여져 김 부상이 방미 기간 동안 미국 고위 관리를 만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 부상은 회담 개시 당일인 5일 오전,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한반도 관련 미 정부인사와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다.